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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한때는 경질위기까지 내몰렸다. 유럽파만 고집하는 보수적인 팀 운용에 혹사 논란이 불거졌다. 전술적 유연성도 떨어졌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빌드업 축구'를 바탕으로 대동소이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승점 20점(6승2무)을 기록한 벤투호는 남은 두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A조 2위를 확보했다. 최종예선에서는 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이란(승점 22·7승1무)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카타르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1986년 대회 이후 10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아시아 최초의 역사다. '축구종가' 잉글랜드와 프랑스도 부럽지 않다. 세계에서는 브라질(22회), 독일(18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3회), 스페인(12회)에 이어 6번째 대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까지 포함하면 한국의 11번째 본선 진출이다.
보수적인 운영에도 '선수 풀'은 확장됐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턴)이 부상으로 함께 하지 못했지만 조규성 권창훈(이상 김천) 백승호(전북) 김진규(부산) 등이 그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빌드업 축구'도 '전환'과 '압박', 빠른 템포의 경기 운영이 더해지면서 눈에 띄게 안정됐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남미 팀들과 대결해도 해볼만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국 축구에도 새 장이 열렸다. '독이 든 성배', 오명도 씻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한 감독이 예선부터 본선까지 팀을 이끈 사례는 없었다. 벤투 감독은 외국인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예선부터 본선 무대까지 지휘하게 됐다. 4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한 '역대 최장수 사령탑'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벤투 감독은 "아직 모든 과정이 끝나지 않았지만,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을 영입한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의 선택도 적중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정몽규 회장의 전폭적인 투자와 무한 신뢰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4월 1일에는 카타르 도하에서는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이 열린다. 카타르월드컵을 향한 기대도 높다. 2010년 남아공대회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릴만하다. 포르투갈로 이동한 벤투 감독은 K리그 개막(19일) 전 귀국할 예정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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