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성남FC 골키퍼 김영광(39)은 지난 9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전에서 1대1로 비기고 나서 한쪽 무릎을 꿇고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다른 선수들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날 경기는 성남이 '하나원큐 K리그1 2022'에서 이기지 못한 29경기 중 1경기였지만, 이번 무승부가 주는 데미지는 컸다. 승점 26점인 최하위 성남은 남은 3경기를 남기고 강등 플레이오프권인 11위 김천(36점)과의 승점차가 10점이 되며 조기 강등이 확정됐다. 2019년 승격 후 4시즌 만의 추락이다.
|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중 경찰이 정자동 클럽하우스를 압수수색을 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성남FC 의혹'이 보도되는 등 외풍에 흔들렸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성남FC를 처분하겠단 의지를 피력했다. 연고 이전 가능성도 떠올랐다. 이러한 정치적인 이슈로 스폰서의 발길이 끊겨 반전을 도모할 동력을 잃었다. 시즌 초, 김 전 감독이 사퇴를 암시했다가 번복하는 일도 있었다. 리더십이 흔들린다는 방증이었다. 김 전 감독은 정해진 베스트일레븐을 통한 조직력보다는 변칙 기용과 전술 변화로 반전을 도모했다. 성남은 개막 후 35라운드까지 라운드마다 평균 5.7명씩 바꿨다. 12개팀 중 변화 폭이 가장 컸다. 스쿼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로테이션, 선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인한 로테이션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정책은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지난 8월, 김 전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하지만 타이밍이 늦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성남의 수석코치였던 정경호 대행 체제로 돌입 후 2연승을 하며 '반짝 반등'에 성공한 성남은 이후 내리 6경기 연속 무승에 빠지며 결국 강등 운명을 맞이했다.
정 대행은 "주어진 시간 속에서 어떻게 하면 희망과 기적을 (팬들께)드릴까 고민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과는 정해졌으나, 축구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팬들이 성남FC를 지킬 수 있게 우리가 지지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