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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비하인드스토리]이강인 "PSG와 나눈 대화? 비밀"…PSG는 사실 마르세유전까지 뛰길 바랐다

최종수정 2023-09-23 11:49

[항저우 비하인드스토리]이강인 "PSG와 나눈 대화? 비밀"…PSG는 사…
21일 오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예선 2차전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동료들 경기 지켜보는 이강인. 진화(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21/

[진화(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아시안게임 대표팀 첫 훈련을 소화한 이강인(22·파리생제르맹)은 22일 훈련장 인터뷰에서 '소속팀 PSG 루이스 엔리케 감독, 동료들과 아시안게임 차출에 대해 무슨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비밀"이라고 특유의 개구쟁이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이강인은 합류 후 몸상태와 소속팀과 나눈 대화 등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이강인은 20일 도르트문트와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교체 출전으로 부상 복귀전을 치른 뒤, 21일 중국 항저우에 입성해 황선홍호에 합류했다. 이강인은 경기 당일 입국, 부상 재발 우려 등의 이유로 저녁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전은 뛰지 않고 현장에서 '직관'했다. 이강인이 경기장에 등장한 것만으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한국 관중, 취재진의 숫자가 몰라보게 늘었다. 선수들도 '천재 미드필더'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항저우 비하인드스토리]이강인 "PSG와 나눈 대화? 비밀"…PSG는 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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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은 도르트문트전을 뛰고 오느라 한국의 조별리그 초반 2경기를 놓쳤다. 한국은 2경기에서 쿠웨이트와 태국을 각각 9대0과 4대0 스코어로 대파하고 조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에 대해 이강인은 "뿌듯하다"며 동료들을 향해 엄지를 들었다. 황선홍호는 이강인의 합류로 비로소 완전체가 됐다. 토너먼트를 앞두고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사실 PSG는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차출 시점을 21일보다 더 늦추고자 했다. PSG는 이강인 차출건으로 파리를 찾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를 통해 이같은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PSG는 병역 혜택이 걸린 아시안게임 차출에는 일찌감치 동의했지만, 주전력인 이강인이 25일로 예정된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와 리그앙 6라운드 홈경기까지 소화하길 바랐다. 마르세유는 PSG 전통의 라이벌이고, PSG는 현재 마르세유보다 한계단 낮은 5위에 위치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날 승리로 반등하기 위해선 이강인을 포함한 최상의 전력을 꾸릴 필요가 있었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이 지난달 말 허벅지 부상을 당해 한달가량 결장하기 전 이강인을 주력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PSG 입장은 충분히 공감이 됐지만, 대회 3연패를 노리는 황선홍으로선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현지시각 24일 밤 경기를 마치면 25일에야 항저우에 도착한다. 약체들이 모인 조별리그는 손쉽게 통과한다 하더라도 변수가 산재한 토너먼트가 문제였다. 시차 적응, 컨디션 조절 등을 고려할 때 27일에 열리는 16강을 건너뛰어야 할 수도 있었다. 이강인이 인터뷰에서 밝힌대로 "오랜만에 만나는" 선수들과 발을 맞춰볼 시간 확 줄어드는 문제도 발생한다. 21일에 합류하는 일정 대비 훈련 세션이 3~4번 줄어든다는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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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긴 줄다리기 끝에 이강인은 내년 1월 아시안컵 차출 일정과 같은 전제조건없이 21일에 황선홍호에 합류하는 쪽으로 결정 났다. 14일 밤 PSG와 최종 협의를 해 대표팀이 항저우로 입성하기 하루 전인 15일에 합류 여부 및 시점이 확정했다. 그제서야 황선홍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강인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가 굉장히 쉽지 않았다. 동료들에게 미안했다"고 차출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질 때 느꼈던 솔직한 감정을 전했다. 그는 절친 조영욱(김천) 이재익(이랜드) 등과 메시지를 통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빨리 합류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이강인은 22일 첫 훈련 현장에서 "어려운 과정 속에서 나라를 대표하기 위해 이렇게 왔다. 그만큼 더 간절하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찬 출사표를 밝혔다. 금메달을 따겠다는 의지는 '비밀'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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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예선 2차전 대한민국과 태국의 경기.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이강인이 황선홍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진화(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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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9일 파주NFC에서 공식훈련을 가졌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23일 볼리비아(울산), 콜롬비아(상암)와 평가전을 갖는다. 훈련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때 포즈를 취하는 이강인과 백승호의 모습. 파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3.19/

황선홍 감독은 토너먼트를 앞두고 이강인의 기량을 어떻게 극대화할지 고민하고, 이강인은 어떻게 팀에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 둘은 태국전을 앞두고 한국쪽 벤치에 나란히 앉아 15분 넘게 대화를 나눴다. 이강인은 이르면 24일 바레인전에 출전해 감각을 살필 예정이다. 변수가 많은 토너먼트부터 본격적으로 활약한다. 이강인의 가세로 한국 공격진의 형태와 색깔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20일 일본-카타르전이 열린 항저우샤오산스포츠센터 경기장 관중석에서 만난 이영표 KBS해설위원은 "이강인은 찬스를 만든다. 플레이가 안 좋더라도 기회를 잡았을 때 골이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27일 F조 2위와 진화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8강 진출을 다툰다. 현재로선 16강 상대가 F조 선두 북한(6점), 인도네시아(3점) 중 한 팀이 유력하다.
진화(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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