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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프로연맹, FIFA 광주 징계에 무책임한 침묵…구단 '부글부글'

기사입력 2025-05-16 16:57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 광주FC와 비셀 고베의 16강 2차전. 아사니의 연장 후반전 골로 1, 2차전 합계 3-2 승리로 8강에 오른 광주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5.3.12 iso64@yna.co.kr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 광주FC와 비셀 고베의 16강 2차전. 아사니의 연장 후반전 골로 1, 2차전 합계 3-2 승리로 8강에 오른 광주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5.3.12 iso64@yna.co.kr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 광주FC와 비셀 고베의 16강 2차전. 아사니의 연장 후반전 골로 3-0 승리로 8강 진출을 확정짓고 광주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5.3.12 iso64@yna.co.kr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 광주FC와 비셀 고베의 16강 2차전. 광주 아사니가 연장 후반전에 슛을 성공시키고 기뻐하고 있다. 2025.3.12 iso64@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의 모습. 이번 선거에는 4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현 회장과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등 3명이 출마한다. dwise@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의 모습. 이번 선거에는 4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현 회장과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등 3명이 출마한다. dwise@yna.co.kr
주말 14라운드 하루 남았는데도 '묵묵부답'으로 현장 혼란 가중

문제의 '무자격' 선수들 ACLE에도 출전…AFC 징계 가능성도 짙어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의 연대기여금 미납에 따른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 사태를 두고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하나은행 K리그1 2025 14라운드는 토요일인 17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 FC안양의 경기를 시작으로 총 6경기를 소화한다.

그런데 토요일 경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16일 오후 4시 현재까지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은 광주 FIFA 징계 사태와 관련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광주는 아사니 영입으로 발생한 연대기여금 3천달러(약 420만원)를 송금하지 않아 FIFA로부터 지난해 12월 17일부로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구단 담당자가 인수인계 없이 휴직한 탓에 징계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한 광주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10여명의 선수를 영입, K리그1 13경기와 코리아컵 2경기를 치렀다.

광주는 징계 사실을 파악한 뒤에도 자격 논란에 휩싸인 선수들의 출전을 강행했다. 지난 14일 수원FC와 코리아컵 경기에 출전시켰다.

오는 18일 오후 4시 30분 킥오프하는 포항 스틸러스와의 원정 경기에도 문제의 선수들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연맹은 광주가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기는 했지만, 축구협회가 문제의 선수들에 대한 등록 신청을 받아준 만큼, 이들을 당장 '부정선수'로 간주하고 출전시키지 말라고 통보하는 건 '월권행위'라고 판단한다.

일단 축구협회의 입장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축구협회는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해외 사례를 검토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뚜렷한 답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각 구단 프런트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한국 축구 행정을 쌍끌이하는 양대 단체가 너무도 무책임한 게 아니냐며 분노한다.

한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경기가 하루도 채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문제의 선수들 출전에 대해 아무런 얘기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승점 삭감, 몰수패 등 이미 지나간 부분에 대한 징계 여부는 차후에 논의하더라도, 당장 치러야 할 14라운드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은 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한국 프로축구 최상위 리그인 K리그1 경기는 한국 축구 최고의 상품이어야 한다. 소비자인 팬들이 만족할 경기를 연출하기 위해 참가 구단 모두가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현실을 보면, 리그 운영 주체인 프로연맹과 한국축구 최상위 행정기관인 축구협회가 최고의 콘텐츠를 생산해야 할 구단들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광주와 당장 이번 주말에 경기를 치를 포항 구단이 느끼는 실망감은 특히나 크다.

포항은 광주가 문제의 선수들을 출전시킬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언론에 말을 아끼고 있다.

다른 구단 관계자들은 '포항이 광주에 3점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당연히 이의제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프로연맹 규정에는 공식경기에 무자격 선수가 출장해 상대 구단이 48시간 안에 이의제기 하면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클럽은 0-3으로 패배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돼 있다.

포항 구단은 이런 시나리오와 관련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이의제기 할 동기와 근거는 상식적으로 충분해 보인다.

14라운드 선수 출전 여부와는 별개로, 광주가 그간 치른 경기 결과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두고 축구협회 내부에서는 갑론을박이 오가는 거로 알려졌다.

광주가 FIFA 규정을 어긴 건 엄연한 사실이고 징계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책임도 광주에 있는 만큼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강경론과 미납한 연대기여금 액수가 420만원으로 비교적 소액인 데다 광주가 고의가 아닌 '과실'로 일을 그르친 만큼 사정을 참작해 줘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다.

다만, 광주가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도 징계받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축구협회가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광주는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마지막 경기와 16강 1, 2차전, 8강전 등 4경기를 치렀다.

광주에 7-0으로 크게 이긴 8강 상대 알힐랄을 제외한 상대 팀들이 AFC에 이의 제기를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특히 16강에서 광주에 진 일본의 비셀 고베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광주는 8강 진출로 40만달러(약 5억8천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고베가 이 거액을 두고 그냥 넘어갈 리는 없어 보인다.

이미 비슷한 사례도 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2(ACL2) 8강에서 일본 산프레체 히로시마는 싱가포르 라이언시티를 6-1로 눌렀으나 히로시마의 외국인 공격수 발레르 제르맹이 무자격 선수였던 거로 뒤늦게 드러나 0-3 몰수패로 결과가 바뀌었다.

만약 축구협회가 그간 광주의 국내 대회 경기 결과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는데도 AFC가 광주의 ACLE 경기에 대해 몰수패를 선언한다면, 축구협회는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ahs@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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