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돈을 왕창 버는 것도 아니고, 명예를 챙길 곳도 아닌데 손흥민이 뭐하러 굳이.
특히 '장사꾼'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이적료가 발생하는 마지막 기회인 올 여름에 손흥민을 매각해 막대한 이득을 취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 소식을 전담하는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각) '토트넘 구단이 손흥민의 이적료로 1억 파운드(약 1859억원)를 요구할 것'이라며 전 토트넘 스카우트였던 브라이언 킹의 주장을 전한 바 있다. 레비 회장이 손흥민의 매각을 통해 기대하는 수익이 1억 파운드 수준이라는 뜻이다.
레비 회장은 심지어 손흥민의 마케팅 가치를 마지막까지 활용하고 수익을 챙기기 위해 매각 시기도 조율하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뉴스는 '레비 회장이 한국 투어를 통해 최대한 이득을 본 뒤 손흥민의 매각을 고려할 것'이라는 내용도 보도한 바 있다. 토트넘은 8월 3일 서울에서 뉴캐슬과 경기를 갖는다. 이는 지난 10년간 5번이나 진행해 온 '아시아마케팅'의 일환이다.
이렇듯 토트넘 구단이 손흥민의 매각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자 수많은 영입 후보구단이 등장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구단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구단들이다. 알 아흘리와 알 나스르, 알 카디시야 구단이 경쟁적으로 손흥민 영입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5000~6000만파운드의 이적료를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그런데 여기서 색다른 행선지가 등장했다. 바로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의 LA FC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더 보이 홋스퍼'는 지난 29일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LA FC의 차기 감독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손흥민도 포스테코글루를 따라 미국행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
그러나 이는 상당히 근거가 약한 전망이라고 볼 수 있다. 일단 LA FC가 토트넘이 원하는 수준의 이적료를 감당할 지부터 의문이다. 레비 회장이 '1억 파운드'를 원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현실적으로는 최소한 2000~3000만파운드 이상은 제시해야 협상이 가능하다. 전세계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트랜스퍼마크트는 최근 손흥민의 몸값을 2000만유로(약 318억원)로 매겼다.
그러나 LA FC가 이 정도 금액을 감당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구단의 역대 최고 이적료 영입 선수는 아르헨티나 출신 브리안 로드리게스였는데, 2019년에 영입할 당시 1045만 유로(약 166억원)를 썼다. 구단 재정 규모를 감안할 때 손흥민 영입에 2000만유로 이상을 쓰는 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특급 스타 지루는 이적료 없이 영입했었다. 당시 지루는 AC밀란과 2023~2024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 FA(자유계약) 신분이었다. 때문에 이적료는 들어가지 않았다. 손흥민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케이스다.
|
그렇다면 LA FC로 가는 것이 손흥민의 커리어 마무리를 위해 좋은 선택일까. 미국은 축구 변방국가다. 리오넬 메시나 루이스 수아레스 등 유럽에서 커리어가 마무리 된 선수들이 가 있긴 해도 이들은 그저 편안한 환경에서 커리어 마지막을 누리기 위해 갔을 뿐이다. 손흥민과는 또 상황이 다르다.
게다가 손흥민은 아직도 커리어 반등의 여지가 있다. 영국 현지에서는 손흥민이 새 시즌에 '제 2의 모하메드 살라'처럼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쫓아간다는 것은 판타지 소설과 다름없는 전망일 뿐이다.
결국 LA FC 이적설은 최근 등장한 손흥민의 새 행선지 관련 보도 중에서 가장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손흥민이 관광이나 휴식의 목적 이외에 미국으로 갈 일은 당분간 없을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