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3경기째' 환상 프리킥에 가려진, 손흥민의 인플레이 '슈팅 0개'

최종수정 2025-11-16 11:03

'벌써 3경기째' 환상 프리킥에 가려진, 손흥민의 인플레이 '슈팅 0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A매치 평가전. 손흥민이 프리킥 선제골을 터뜨리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1.14/

'벌써 3경기째' 환상 프리킥에 가려진, 손흥민의 인플레이 '슈팅 0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A매치 평가전. 손흥민이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1.14/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친선경기(2대0 승). 0-0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던 후반 11분 '캡틴' 손흥민(LA FC)이 프리킥으로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이 수상한 'MLS 올해의 골'을 연상케 하는 기가 막힌 골이었다. 손흥민은 단 한방으로 볼리비아의 골문을 열었다. 이것이 이날 손흥민이 때린 유일한 슈팅이었다.

환상 프리킥 골에 가려졌지만, 손흥민은 이날도 인플레이 상황에서 슈팅을 날리지 못했다. 벌써 3경기째다. 지난 10월 A매치 브라질전과 파라과이전에서는 아예 단 1개의 슈팅을 때리지 못했고, 볼리비아전에서도 프리킥 슈팅이 유일했다. 정지된 상황이 아니고서는, 무려 183분 동안 슈팅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당연히 홍명보호의 공격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토트넘에서 왼쪽 날개로 주로 활용되던 손흥민은 올 여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 이적 후에는 매경기 최전방 공격수로 뛰고 있다. A대표팀에서도 '손톱'으로 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손흥민은 3-4-2-1 전형을 테스트한 브라질과 파라과이전, 4-2-3-1 카드로 꺼낸 볼리비아전에서 모두 원톱으로 뛰었다. 하지만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 결과가 인플레이 '슈팅 0개'다.


'벌써 3경기째' 환상 프리킥에 가려진, 손흥민의 인플레이 '슈팅 0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A매치 평가전. 손흥민이 프리킥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1.14/
LA FC에서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MLS의 레벨이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최전방에 선 손흥민은 물만난 고기처럼 뛰고 있다. 손흥민은 플레이오프 포함, MLS에서 치른 12경기에서 10골-4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눈여겨 볼 것은 경기 관여도다. 전통적인 스트라이커가 아닌 '가짜 9번'처럼 뛰는 손흥민은 미드필드 지역까지 내려와 연신 날카로운 패스를 뿌린다. 손흥민은 매경기 4회 정도의 빅찬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이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파라과이전에서는 슈팅은 물론 키패스조차 1개도 없었다. 물론 0대5 대패를 당하며 아무것도 못한 브라질전은 차치하더라도, 파라과이전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볼리비아전은 2개의 키패스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인플레이 슈팅이 없다는 것은 아쉽다. 손흥민의 장점은 역시 왼발, 오른발을 가리지 않고 뿜어내는 강력하고도 정교한 슈팅이다. 결국 축구는 때려야 골이 나온다.


'벌써 3경기째' 환상 프리킥에 가려진, 손흥민의 인플레이 '슈팅 0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A매치 평가전.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1.14/
전술적인 아쉬움이 있다. 전형적인 공격수가 아닌 손흥민을 살려주기 위해서는, 이를 보완할 디테일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LA FC에서는 손흥민이 내려오며 생긴 공간을 '흥부 듀오' 드니 부앙가가 채워준다. 부앙가는 왼쪽에 자리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손흥민 옆에 바짝 붙여 투톱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인다. 어떨때는 부앙가가 원톱처럼 보일때도 있다. 하지만 볼리비아전에서는 '왼쪽 날개' 황희찬(울버햄턴)이 넓게 벌려서며, 손흥민이 전방에 머물러야 했다. 몸싸움이나 헤더가 장점이 아닌 손흥민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플레이가 많지 않았다.

역습 장면도 거의 없었다. 손흥민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뒷공간을 노려야 한다. 속도를 붙인 손흥민은 여전히 정상급 공격수다.9월 미국 원정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부분이 잘됐다. 역습의 선봉에 선 손흥민은 미국, 멕시코전에서 모두 골을 넣었다. 하지만 최근 3경기에서는 손흥민의 속도를 활용한 공격이 거의 나오지 않다보니, 그만큼 공격력이 반감될 수 밖에 없었다. 손톱을 세운 의미가 없었다.


'벌써 3경기째' 환상 프리킥에 가려진, 손흥민의 인플레이 '슈팅 0개'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이 2대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이 볼리비아 선수단과 사진을 찍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1.14/
손흥민은 누가 뭐래도 한국의 가장 강력한 창이다. 손흥민이 더 많이 슈팅을 때릴수록 우리가 득점할 확률이 높아진다. 프리킥 한방으로 만족하면 안된다. 3경기째 인플레이 슈팅 0개는 그래서 우리가 곱씹어보고,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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