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팬은 원했고, 선수는 응답한 재계약...'현역 연장' 기성용의 선택, 1년 더 포항 사나이로 뛴다

기사입력 2025-12-26 00:35


감독-팬은 원했고, 선수는 응답한 재계약...'현역 연장' 기성용의 선택…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현역과 은퇴의 갈림길에서 '1년 더'를 택했다. 2026년에도 기성용(36)은 '포항 사나이'다. 포항 스틸러스는 25일 기성용과 재계약을 발표했다. 포항 팬들에게 전해진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차기 시즌도 포항 중원의 핵심이자, 베테랑으로서 활약한다.

2026년은 기성용이 2007년 FC서울에서 1군 데뷔 후 맞이하는 20번째 해다. 그는 2025년 여름, 경기 출전을 위해 서울을 떠났다. 서울 레전드의 파격적인 이적 결정이었다. 아직 뛸 수 있음을 보여주길 원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이 옛 제자의 손을 잡았고,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2025시즌 후반기 포항에 합류한 기성용은 중원에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포항의 환경을 빠른 적응의 이유로 꼽았다. 베테랑으로서 자신이 맡은 바를 충분히 해내며, 경기장 밖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멘토로도 나섰다. 맏형인 신광훈, 주장인 전민광과 함께 선수단이 기댈 수 있는 선배로서 자리 잡았다.

구단도 기성용 효과에 웃었다. 합류 이후 상승세를 타며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 가능성까지 확보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기성용을 보기 위해 스틸야드를 찾은 팬들이 늘어났다. 구단 역대 최초 홈 경기 평균 관중 1만명 달성에도 일조했다.


감독-팬은 원했고, 선수는 응답한 재계약...'현역 연장' 기성용의 선택…
다만 계약 기간이 6개월에 불과했다. 그간 현역과 은퇴의 기로에서 고민하던 선수였다. 포항과의 단기 계약이 만료된 이후 거취 결정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포항 팬들은 기성용의 잔류를 원했다. 11월 27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홈 경기, 빠툼전에서 차기 시즌도 함께 하자는 의미를 담은 걸개를 내걸기도 했다.

박 감독도 기성용의 잔류를 원했다. 그는 영입 당시부터 포항 중원에서 기성용이 해줄 역할이 명확히 있음을 밝혔다. 선수는 이에 부응했다. 자력으로 포항 중원의 자리를 잡았다. 2025년 마지막 경기였던 카야FC와의 경기 후 "경기력이 우리 팀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충분히 잘해줬다. 감독으로서 내년에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생각한다"고 했다. 홈 마지막 경기였던 빠툼전에서 풀타임을 뛰게 했다. 긴 출전 시간을 부여한 이유가 있었다. 선수로서 더 뛸 수 있는지를 직접 확인해 보라는 마음이 담겼다. 그럼에도 판단은 선수에게 온전히 맡겼다.


감독-팬은 원했고, 선수는 응답한 재계약...'현역 연장' 기성용의 선택…
기성용은 모두의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현역 연장 결정을 내렸다. 자신을 응원해 준 팬들과 박 감독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시즌 종료 후 일찍이 잔류 의지를 구단에 피력했다. 기성용의 의사가 명확했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합의점을 찾았고, 빠르게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6개월간 팬분들께서 보내주셨던 사랑과 응원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올해보다 내년에 더 발전된 모습으로 팬분들을 찾아뵙고 싶다." 재계약을 체결한 기성용의 다짐이다. '한 번 더'를 외친 선택, 기성용은 포항에서 2026시즌이라는 또 한 장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준비를 마쳤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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