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 맛집'이 상암에 재오픈했다. 명문 FC서울에 서울 유스인 오산중, 오산고 출신들의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 미드필더 황도윤(22)과 센터백 박성훈(22)은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서울 선수단 내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꿰찼다. 황도윤은 '하나은행 K리그1 2025'에서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34경기를 뛰었다. 박성훈은 '오산고 선배'인 국가대표 센터백 김주성(24)이 시즌 중 일본 산프레체 히로시마로 이적한 후 야잔의 센터백 파트너로 자리매김해 15경기에 나섰다. 2025시즌 아쉬움 속 6위에 그친 서울의 유일한 소득은 '2003년생 듀오'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다재다능한 '육각형 센터백'으로 평가받는 박성훈은 정상급 센터백이 희귀한 K리그의 복수의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2022년 서울 프로팀에 콜업돼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끝나 FA 신분을 얻는 박성훈은 그야말로 인기만점 '공짜 매물'이었다. 서울은 발빠르게 '박성훈 붙잡기'에 나섰다. 지난 2년간 과감하고 꾸준한 보강으로 남부럽지 않은 스쿼드를 갖춘 서울은 이번 겨울 무리한 영입보다 우선 '문 단속'에 초점을 맞췄다. 잔류와 이적, 두 선택지를 두고 고민 중인 유스 출신 센터백의 마음을 얻고자 재계약 협상에 진심을 다했다는 후문이다. 김기동 서울 감독도 구단에 박성훈의 잔류를 적극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박성훈은 서울과 의리를 지켰다. 서울은 30일 '성골 유스' 박성훈과 재계약을 마무리했다라고 발표했다. 구단은 '박성훈의 잔류로 FC서울은 수비진 안정 및 전력 강화를 동시에 꾀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구단이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할 유스 출신 중심의 팀 정체성 유지에도 큰 힘을 받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성훈은 "서울 유스로 처음 함께했던 열세살 때부터 10년간 이 팀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성장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제가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오랫동안 사랑받으면서 서울 선수로 함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뛰겠다"면서, "서울 분위기와 우리만의 색을 찾기 위해 더 노력하고 후배들의 고충을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선배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재계약 소감을 밝혔다.
박성훈이 언급한 '후배'들도 김기동호에 승선했다. 청소년 연령별 대표팀을 지낸 2007년생 동갑내기 미드필더 듀오 고필관과 손정범이 29일 나란히 프로팀에 '콜업'됐다. 고필관은 '볼 다루는 기술들이 뛰어나며 빌드업에 관련된 패스와 연계가 돋보이는' 유형이고, 손정범은 '드리블, 연계, 침투 움직임 등 공격적인 재능을 갖춘' 미드필더다. 신정초 시절인 2020년 차범근 축구상을 수상한 고필관은 프로 골퍼 고지우 고지원 자매의 동생으로 잘 알려졌다. 손정범은 2023년 오산고에서 서울 프로팀으로 콜업된 손승범의 친동생이다. 김 감독은 황도윤 박성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처럼 두 신인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장차 팀의 한 축을 맡길 계획이다.
검증된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구성윤을 영입하고, 박성훈은 붙잡으며 수비진 강화에 힘쓴 서울은 약점으로 여겨지는 3선을 책임질 미드필더 영입을 추진 중이다. 코치진에도 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2025시즌 리그 6위를 한 아쉬움을 털기 위해 조용히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 서울은 내년 1월 3일 중국 하이난으로 동계 전지훈련을 떠날 예정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