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정상급 미드필더의 이적이 예고됐다. 포항 스틸러스의 오베르단이 둥지를 옮긴다. K리그 이적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2일 "오베르단이 전북 현대로 향한다. 구단 합의는 마무리됐고, 개인 합의 마무리 후 메디컬 테스트만 통과하면 이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은 전북에 오베르단을 보내고, 전북은 포항에 이적료와 수비수 진시우를 보내는 트레이드 형식의 이적이다.
2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전북에게 오베르단은 마지막 퍼즐이다. 2023년 포항에 임대로 합류한 오베르단은 곧바로 정상급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적응 기간도 필요 없었다. 2023년 포항에서 공식전 37경기 1골-2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1 베스트11에 선정됐다. 포항은 완전 영입과 함께 3년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에도 활약은 이어졌다. 탁월한 활동량과 안정적인 수비에 공격력까지 더해졌다. 코리아컵 우승을 이끈 오베르단은 2년 연속 K리그 베스트11에 올랐다. 2025년은 부상으로 결장하는 경기가 늘었지만, 출전한 경기에선 여전한 영향력과 경기력을 과시했다.
'주장' 박진섭의 중국행이 가까워진 전북은 중원 보강이 절실했다. 전북과 포항, 오베르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포항은 오베르단의 이적료를 원했다. 오베르단은 포항과 계약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겨울이 아니면 이적료를 챙길 수 없다. 이미 박승욱과 이동희를 일본으로 보낸 포항은 진시우 카드를 통해 중앙 수비도 보강할 수 있었다. 연봉 인상을 원했던 오베르단 역시 자신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 트레이드가 급물살을 타고 성사될 수 있었던 이유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과 파라과이의 평가전. 힘차게 슈팅하는 오현규. 상암=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14/
변수는 메디컬테스트다. 오베르단은 지난해 11월 경기 도중 부상으로 쓰러지며 이탈했다. 이후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종아리를 다쳤다. 다행히 상태는 심각하지는 않았다. 동계 전지훈련 돌입 후에는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를 소화하지 않았고, 훈련도 하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 브라질에서 시간을 보낸 오베르단은 4일 한국에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 회복을 위해 전념했지만, 아직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다. 전북이 내세우는 메디컬 기준에 충족하는 것이 관건이다. 포항은 혹시 모를 변수에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에서 이적 합의 후 메디컬에서 탈락하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물론 가능성이 0%에 수렴하는 일도 아니다. 2021년 K리그2 득점왕을 차지했던 안병준이 트레이드로 강원FC 유니폼을 입기 직전까지 갔지만, 과거 무릎 이슈 때문에 결국 메디컬을 통과하지 못했다. 안병준은 부산으로 방향을 틀어야 했다. 결은 다르지만, 과거 전북행을 노렸던 토르니케나 수원FC행이 임박했던 마테우스 등도 메디컬 이슈로 입단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해외에서도 이런 사례가 발생한다. 국가대표 공격수 오현규는 지난해 여름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임박했다. 오현규는 5년 계약에 동의하고 메디컬 테스트도 완료했다. 하지만 이후 이적 불발 소식이 전해졌다. 슈투트가르트가 오현규의 무릎 상태를 붙들고 늘어졌다. 오현규는 몸상태에 이상이 없었지만, 메디컬이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다.
전북의 대형 보강까지 사실상 한 걸음을 남겨뒀다. 오베르단이 K리그에서 보여준 회복력을 고려하면 큰 문제는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 변수는 남아 있다. 이 관문만 넘으면, 전북의 중원은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 오베르단이 지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