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프로 창단팀이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빅네임을 한둘도 아니고 5명 이상 한꺼번에 영입하는 케이스가 있을까. 'K리그 막내' 용인FC가 낯선 길을 걷고 있다.
용인은 지금까지 국가대표 출신 '빅네임' 석현준(전 트루아) 신진호(전 인천) 임채민(전 제주) 김민우 최영준(이상 전 수원 삼성) 김한길(전 광주) 김종석(전 충남아산) 김보섭(전 인천) 등과 '이을용 아들' 이승준(전 코르파칸), '용인 유스 출신' 조재훈(전 포항) 등 전도유망한 선수를 '폭풍영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일일 1오피셜'을 띄우는 용인의 파격 행보에 축구팬들은 주목했다. 팬 사이에선 "용인에 유전이 터졌나"라는 우스갯소리를 나왔다.
4일 용인포은아트홀에서 열린 용인FC 창단식에서 만난 최윤겸 용인 초대감독은 선수 영입에 대해 "'영업 비밀'"이라고 조크한 뒤, "(김성진)스카우트가 두 달여 동안 포르투갈에서 외인 선수를 찾았고, (신창훈)전력강화팀장이 다양한 에이전트와 선수를 파악하고 있어서 놀랐다. 이동국 디렉터도 다양한 루트로 선수를 추천했고, 그럴 위치는 아닌데 필요하다면 직접 움직였다. 선수 한 명씩 나에게 선물해주듯이 데려왔다"며 "시간이 늦었다면 이 선수 중 절반은 잡지 못했을 것이다. 이상일 용인시장님, 최희학 용인 대표이사님, 김진형 단장님이 우릴 신뢰를 했기 때문에 믿음을 갖고 선수를 뽑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사진(용인)=윤진만 기자
이동국 디렉터는 "선수 생활을 바탕으로 어떤 팀 선수가 (용인에)가겠느냐 생각해봤을 때, 감독님 인품이나 전략 등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수 영입을 할 때 최윤겸 감독님의 인품이 좋은 평가를 얻었다. 또, 수도권에 인접했다는 것도 선수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며 "일찍 움직인 덕에 선수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전북 레전드'인 이 디렉터는 지난해 6월 창단을 준비하는 용인의 초대 디렉터로 선임됐다. 이에 대해 "2020년에 은퇴를 하고 2021년부터 어떻게 보면 축구와 관계없는 일을 했다. 작년 여름에 용인의 제안을 받았을 때, '축구를 하면서 창단팀의 디렉터로 선임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 용인시가 지닌 특징이 있고, 이 시장님이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다. 그래서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너무 쉬웠다"라고 했다.
이어 "용인이라는 프로팀이 창단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게 최고의 직업 아닐까 생각했다. 선수들 꾸리는 과정이나, (스쿼드는)어느정도 만족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진제공=용인FC
사진제공=용인FC
최 감독은 "선수단 만족도는 90%"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처음엔 중상위권 진입 정도를 목표로 삼았는데, 선수가 영입되면서 지금은 6위권까지 도전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플레이오프를 거쳐서 승강 플레이오프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며 "여러명의 선수는 바로 다이렉트 승강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더라. 본인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 건 선수 한명한명 데려왔을 때 괜찮은 선택이었다는 걸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용인의 창단 1호 영입은 국가대표 출신 스트라이커이자 용인 출신인 석현준이었다. 이 디렉터는 "석현준의 능력은 누구보다 잘 알거라고 생각한다. 본인도 용인 출신이라 기대가 될 것이어서 석현준을 1호로 영입했다"며 "석현준이 적은 나이가 아니다. 마흔살까지 뛸 수 있게끔 노하우를 전수하겠다고 말했다. 그것에 끌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석현준은 "최 감독님과 스카우트, 디렉터가 적극적으로 용인FC에 대해 잘 얘기해주고 원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제가 뭐라고, 그런 노력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프로가 되기 전 용인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많은 걸 배웠다. 용인 구단이 없었으면 유럽 무대에 도전할 수 없었다. 대표팀에서 뛰고 프로까지 가게 된 건 용인 영향이 크다. 나를 원한다고 하기에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한 가지 우려는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하는 선수들이 대부분 삼십대 중반 베테랑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선수 선발을 할 때 체력적인 문제도 물론 고려했지만,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할 수 있는 걸 고려했다. 영입한 선수들이 각 팀에서 성실하게 팀을 잘 이끌었다고 판단했다"라고 했다. 주장단에 대해 "주장감이 많아서 걱정"이라며 "상의를 해서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라며 웃었다.
K리그에서만 300경기를 뛴 베테랑 수비수 임채민은 "같이 뛰어본 선수도 있는데, 입단한 선수 중엔 성실한 선수들이 많다. 고참이나 여기에 온 선수들의 능력치를 알기 때문에 몸관리에 문제가 없고 감독님 필두로 선수들이 잘 뭉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라고 했다. 용인=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