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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여성 골퍼, 봄맞이 '필드 데뷔' 앞두고 주의할 점은?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2-03-17 12:10 | 최종수정 2022-03-18 08:41


겨우내 연습장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필드에서 선보이려는 초보 골퍼들이 설레는 계절, 봄이다.

KB경영연구소의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 인구는 전년 대비 46만명 증가한 515만명으로 추정된다. 3년 이하의 신규 골프 입문자 중 MZ세대가 포함된 20~40대가 65%를 차지했다. 특히 2030 여성골퍼들이 골프 인구 확대를 견인했다. 이성희 KLPGA 프로는 "최근 골프 레슨을 받는 젊은층이 시니어들보다 더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봄맞이 '필드 진출'을 계획한 2030 여성 '골린이(골프+어린이)'가 적지 않다. 지난해 골프 매출 급증세에 이어 올해 1~2월에도 현대백화점 골프 카테고리 매출은 78.5% 뛰었고, 2030세대 고객 기준 성장률은 108%에 달한다.

그러나 '그린 데뷔'는 녹록지 않다.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2030 여성 골퍼들이 부상 예방은 물론, 멘탈을 다잡기 위해 미리미리 챙겨야 할 꿀팁을 정리했다.


 ◇봄시즌을 맞아 처음 필드에 나가는 2030 여성 골퍼들이 많아졌다.  사진제공=이성희 KLPGA 프로
▶손목·손가락 부상 조심…연식정구공 수시로 쥐어 손아귀 힘 키워야

'필드 입성'을 앞두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치지 않는 것이다. 지나친 연습이나, 잘못된 자세로 인한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손상 빈도를 고려할 경우, 2030 여성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상 부위는 손목과 손가락이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남성보다 유연성은 더 좋지만, 어깨, 팔, 손 등 상지근력이 약해 손과 팔의 손상이 잦다.

골프 의학의 대가로 최근 '젊어지는 골프'를 출간한 서경묵 중앙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여성들에게 가장 많이 생기는 골프 손상은 손목 쪽이고, 초보들의 경우 손가락을 접을 때 '딸각' 소리가 나는 '방아쇠수지 증후군'도 흔하다"면서, "남성들이 요통이나 팔꿈치(elbow) 부상이 잦은 것과는 양상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젊을 수록 통증을 가볍게 여겨 치료시기를 놓쳐 손상이 심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주일 넘게 힘줄·관절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면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또한 조직 회복을 위해 약 6~8주간 충분한 휴식을 가져야 한다.

이같은 2030 여성 골퍼들의 부상 예방을 위해 악력 운동, 팔굽혀펴기, 스쿼트 등이 권장된다. 서 교수는 "골프는 만만한 운동이 아니다. 몸싸움이 심한 격렬한 운동은 아니지만, 중등도의 리스크를 가진 운동으로 분류된다"면서, "드라이버부터 퍼팅까지 한 방향으로 한 곳에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만큼, 평소 체력을 끌어올리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부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 교수가 추천한 운동 중 손아귀 힘을 강화하기 위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연식정구공 등을 항상 쥐고 다니는 것이다. 수시로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힘을 키울 수 있다. 손목을 강화하고 근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팔굽혀펴기, 밸런스와 허리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스쿼트 등도 좋다. 2030 여성들이 많이 하는 필라테스나 요가도 유연성과 근력을 모두 키울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준비운동도 철저히 해야 한다. 워밍업 없이 연습시간 내내 공만 치는 것은 부상을 부르는 지름길이다. 골프 스윙 연습 전 준비운동으로는 제자리뛰기와 관절을 충분히 이완시켜주는 스트레칭 등이 좋다. 몸을 따뜻하게 한 후 스윙에 들어가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쉬지 않고 스윙만 계속하다보면 '과사용 증후군'으로 인해 힘줄·근육 파열, 관절막 염증 등이 생길 수 있다. 중간 휴식 없는 무리한 연습은 금물이다.

▶이른 봄 '딱딱한' 필드 주의…에티켓도 숙지해야 멘탈 '단단'

연습 이후는 실전이다. 연습장과 실제 필드는 다르다. 특히 젊은층의 경우 처음 그린을 밟게 되면 지나친 의욕으로 다치거나 스윙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초보자들이 필드에 처음 나가 간혹 동반자 골프채나 공에 맞아 다치는 경우도 있어서 반드시 거리를 두고 뒤쪽에서 대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골프 시즌이 시작되는 3~4월은 일교차가 크고, 산이 가까운 골프장은 아직 땅이 얼어있는 경우도 있다. 미끄러져 다칠 수 있다. 또한 잔디도 자라지 않아 공을 칠 때 땅을 함께 때리게 되면 충격이 더 크다. 아마추어들은 땅을 치는 빈도가 많아 손목, 팔꿈치 등 관절에 더 무리가 가고 다치기 쉽다. 이 때문에 초보 골퍼의 경우 땅이 굳어있을 가능성이 높은 응달로 공이 간 경우, 동반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옮기는 것도 방법이다.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기 때문에 따뜻한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고, '손난로'도 필수 아이템이다. 추위를 많이 타는 경향이 있는 여성들은 특히 손가락이 시려워 굳으면 부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충분한 워밍업 역시 필수다. 이성희 프로는 "추운 야외 골프장에선 따뜻한 실내와 달리 스윙이 제대로 안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쓰는 클럽보다 한단계 더 올려 여유있게 집고 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한 2030 여성골퍼 중 70~80%는 치마를 입는데, 일반적인 스타킹을 신을 경우 발바닥이 미끄러질 수 있어서 발고리형 스타킹이나 레깅스 착용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필드에 나가기 전 기본적인 골프 룰과 에티켓을 미리 숙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스윙만 배우고 룰이나 에티켓을 배우지 않고 필드에 나오는 경우, 지적을 받게 되면 당황해 '멘탈 스포츠'인 골프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서경묵 중앙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이성희 KLPGA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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