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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장타왕 방신실(21)은 17번 홀과 인연이 깊다.
하지만 이 17번 홀 퍼트 실패가 약이 됐다. 독하게 퍼트 연습에 몰두했다. "아쉬웠다. 그래서 더 클러치 퍼트 훈련을 많이 했다"는 설명.
일주일 뒤인 20일 KLPGA 최장코스인 김해 가야 컨트리클럽(파72·6836야드)에서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5 최종라운드. 퍼트 정확도를 대폭 높이고 나온 방신실은 아쉬웠던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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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 이후 2년, 554일 만에 찾아온 통산 3승째. 이번에도 분수령은 17번 홀(파3)이었다. 11언더파 공동선두였던 그는 162m 파3에서 4.5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12언더파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여세를 몰아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로 13언더파로 타수를 줄이며 우승을 완성했다.
"18번 홀 마치고 나서야 리더보드를 봤다"는 방신실은 챔피언조의 마지막 홀 플레이를 지켜본 뒤 우승 축하를 받았다. 그는 "마지막 날 선두권 경쟁이 워낙 치열해 (우승을)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좋은 퍼트감으로 타수를 줄이고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은 후반까지 퍼팅감이 좋았던 것이 우승으로 간 원동력이 됐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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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17번 홀 퍼트미스로 놓친 우승에 대해 "지난주 준우승은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 대회 우승으로 훌훌 털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방신실은 우승의 결정적인 순간에 대해 "후반 17번홀 파3였다. 그때까지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는데 버디퍼트가 성공하면서 결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 홀 퍼트가 중요했다"고 돌아봤다.
단 1주일 차이로 실망과 환호를 동시에 안겼던 운명의 17번 홀. 좌절의 17번 홀이 일주일 후 환희의 17번 홀을 만든 원동력이 됐다. 실패에서 교훈을 찾고, 노력으로 극복한 사례. 골프도 인생도 새옹지마임을 방신실이 준우승 후 우승으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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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목표는 3승. 대상 상금 1위로 이미 치고 나갔다. 조심스레 방신실의 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예상이다.
"작년에도 준우승을 세차례 하면서 조급한 마음이었는데, 언젠가 우승할 거란 확신을 가지고 노력했더니 선물처럼 찾아왔다"며 환하게 웃은 방신실은 "상반기 빠르게 우승한 만큼 남은 대회 초심 잃지 않고 목표인 3승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