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초입이다. 올여름 기승을 부린 무더위를 생각하면 대체 가을이 오기는 올까 싶었지만, 어느덧 서늘한 기운이 계절의 변이를 실감케 하는 요즘이다. 여행을 떠나기 좋은 시절이 시작됐다. 아직 가을의 느낌이 부족한 이즈음은 차분한 여정도 괜찮다. 우리의 빛나는 세계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나들이와 문화유적답사라는 일거양득의 테마다. 마침 한국관광공사는 '세계유산 다시 즐기기'라는 주제 속에 2016년 9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백제인이 꿈꾸던 미래,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전북 익산)', '고인돌에서 채석장까지 거석문화의 진수, 화순고인돌유적(전남 화순)', '조선 왕릉의 박물관을 만나다, 구리 동구릉(경기 구리)', '정조의 효심이 낳은 성곽의 꽃, 수원 화성(경기 수원)', '화산이 빚어낸 겹겹이 쌓인 시간 속을 걷다, 제주 세계자연유산(제주특별자치도)', '문무왕 만나러 가는 '왕의 길', 신문왕 호국행차길(경북 경주)' 등 6곳을 각각 선정, 발표하였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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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에서 채석장까지 거석문화의 진수, 화순고인돌유적(전남 화순군 춘양면 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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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릉의 박물관을 만나다, 구리 동구릉(경기 구리시 동구릉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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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릉은 조선왕조 500여 년에 이르는 역사를 품고 있다.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훼손-인멸되지 않고 온전하게 보존되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고귀한 문화유산이다. 구리 동구릉(사적 193호)은 조선 왕릉 가운데 가장 많은 9기가 모여 있어, '조선 왕릉 박물관'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왕릉과 역사가 전해진다. 주변에 숲이 울창하고, 자연 생태도 잘 보존되어 산책이나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서울 시내와 경기도 일대가 내려다보이는 아차산은 가족과 함께 산행하기 좋다. 등산로 초입에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촬영한 고구려대장간마을과 아차산고구려유적전시관, 산등성이에 고구려의 군사시설인 아차산 일대 보루군(사적 455호)이 있어 산행과 유적 답사를 겸하는 코스다. 구리타워와 구리시곤충생태관, 신·재생에너지전시관은 구리시 자원회수시설에 자리 잡아 함께 둘러보기 좋고, 구리코스모스축제가 열리는 구리한강시민공원도 가까워 초가을 가족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구리시청 문화예술과(031-550-8353)
정조의 효심이 낳은 성곽의 꽃, 수원 화성(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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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 축성에 관한 이해를 돕는 수원화성박물관, 독특한 기획 전시로 문화 충전을 해주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월화원, 화가이자 여성 운동가 나혜석을 기리는 나혜석거리 등 연계해서 들를만한 곳이 쏠쏠하다. 수원문화재단(031-290-3600)
화산이 빚어낸 겹겹이 쌓인 시간 속을 걷다. 제주 세계자연유산(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성산읍 일출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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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오름은 만장굴을 비롯해 여러 용암동굴을 만든 모체다. 해설사와 함께 신비한 화산지형, 동굴 진지, 곶자왈이 펼쳐진 분화구 안을 탐방한 뒤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제주도의 탄생 과정과 지질구조, 한라산의 생태 등을 배울 수 있다. 특히 만장굴은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용암동굴로 용암 유선, 용암 선반과 더불어 높이 7.6m에 이르는 용암 석주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제주관광공사(064-740-6074),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1800-2002)
문무왕 만나러 가는 '왕의 길', 신문왕 호국행차길(경북 경주시 황용동<추령터널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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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기림사에서 끝나지만, 경주 감은사지를 거쳐 이견대와 대왕암까지 둘러보는 게 좋다. 죽은 문무왕이 용이 되어 드나들던 감은사지와 이견대에서 바라보는 대왕암이 감동적이다. 한편 경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양동마을이다. 기와집과 초가집이 평화롭게 어우러진 양동마을에서 조선 시대의 풍경과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경주시청 관광컨벤션과(054-779-6077).<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