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0일 갤럭시노트7의 '공급량 조절'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달 야심차게 선보인 갤노트7의 발화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1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2위 통신업체인 AT&T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최근 갤노트7의 발화 관련 보도에 기반해 우리는 이 사고들에 대한 조사를 기다리면서 새로운 갤노트7을 재교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T-모바일도 같은 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전자가 여러 보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새 갤노트 7 판매와 갤럭시7 교환 제품의 재교환을 모두 중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 5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공항을 떠나려던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 내부에서 갤노트7이 발화해 탑승객들이 외부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비슷한 시기 텍사스주 휴스턴과 버지니아주에서도 갤노트7의 발화 관련 소동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는 게 이유다.
특히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지난 5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갤노트7 기내 발화 사고 등에 관한 조사 결과를 이르면 이번 주 초 발표할 전망이다. 해당 통신사들은 CPSC의 사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판매 및 재교환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의 상황도 비슷하다. IT매체 더버지는 호주 통신사 텔스트라로부터 삼성전자가 갤노트7의 리콜 제품 공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는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텔스트라는 호주 최대 국영통신회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갤노트7 생산 조절은 리콜 이후 재판매 제품에 대한 발화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미국 내 대형 이동통신사들이 판매중단에 나선 여파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급량 조절은 사실상 제품 생산 일시 중단과 같은 뜻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한국 국가기술표준원, 미 CPSC, 중국 규제 당국 등과 논의해 생산 일시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삼성의 향후 대응과 전망은?
갤노트7은 중 글로벌 프리미엄폰 시장을 겨냥해 만든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성적표는 초라하다. 출시 이후 계속되는 발화 사건으로 시장 확대를 위해 공급량을 늘리기는커녕 공급량 조절에 나서는 등 사실상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현재까지 해외에서 접수된 갤노트7 교환품에 대한 발화 신고접수는 지금까지 미국 5건, 한국 1건, 중국 1건, 대만 1건 등이다.
국내에서 발생했던 1건은 SGS와 한국산업안전기술원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외부 충격'에 따른 발화로 확인됐다. 그러나 해외에서 발생한 사고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사례 7건의 조사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이통사들이 갤노트7 판매 중단에 나선 만큼 삼성전자가 부담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미 CPSC의 사고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무작정 갤노트7을 생산할 수는 없어 공급량 조절을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 CPSC의 조사 결과 발화 원인이 배터리에 있다고 밝혀질 경우 북미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일각에선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의 출시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같은 상태로 갤노트7 판매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최악의 경우 2차 리콜이 필요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삼성전자의 품질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콜 피해액도 부담스럽다. 갤노트7은 국내에서만 예약가입으로 40만대가 팔렸고, 미국의 경우 출시 2주만에 100만대가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적으로 리콜한 물량 250만대와 이에 따른 판매 부진 등의 손해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삼성전자는 사고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미 CPSC의 입장을 확인한 이후 결과에 맞춰 적절한 대응방안 모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