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청약률이 수백대 1 수준으로 고조되고 일부 지역의 3.3㎡당 평균 가격이 4000만원을 넘어서자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거품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시장의 우려는 극히 일부분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려는 오류라는 지적도 있다.
서초구는 10월 기준 3.3㎡당 3217만원으로 2015년 이전 전고점인 2883만원보다 333만원 상승했다. 서초구는 반포와 잠원 일대의 재건축 바람으로 지난해 말 대비 9월 현재 아파트 가격이 1166만원(한국감정원 평균매매가 기준) 올랐다.
반면, 다른 버블세븐 지역들은 여전히 전고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약 10년 전 기록한 최고가를 아직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기권의 추락이 극명하다. 한때 과열 분위기를 주도했던 분당은 3.3㎡당 1590만원으로 전고점 2075만원보다 485만원 낮다. 분당의 평당 가격은 영등포구 1653만원, 동작구 1631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며 서대문구 1409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평촌은 3.3㎡당 1401만원으로 전고점보다 169만원이 낮다. 용인시는 버블세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3.3㎡당 999만원으로 10월 전국 평균인 1036만원보다도 낮다.
버블세븐만이 아니다. 서울 25개구 중 재건축 호재가 있는 강동구(-127만원)를 비롯해 강북구(-5만원), 관악구(-4만원), 광진구(-57만원), 노원구(-84만원), 도봉구(-93만원), 용산구(-181만원), 종로구(-10만원) 등 12개구가 전고점보다 낮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미흡하다. 경기도 내 27개시에서 전고점을 돌파한 경우는 광명·구리·부천·성남·수원·시흥·안양·하남·오산·이천·평택·포천 등 12곳뿐이다. 특히, 과천은 10월 현재 3.3㎡당 2954만원으로 전고점 3727만원 대비해 773만원이나 낮다. 전국 주요 도시 가운데 하락 폭이 가장 크다. 부산(55만원)과 인천(27만원), 전북(1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광역 시·도의 아파트 매매가 역시 보합권이거나 하락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강남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고는 전고점에 미달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보면 올해 상승률은 2% 정도로 집값 급등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10여년의 세월과 물가상승율, 입지, 희소성 등을 고려할 때 부동산 거품이나 집값 급등이라는 분석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서민들의 평균 소득은 10년 전에 비해 줄어들거나 정체된 반면, 우리가 느끼는 생활물가는 많이 올랐다. 그에 반해 부동산 가격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서민들의 소득처럼 오르지 않았거나 오히려 하락했다는 얘기다.
강여정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올해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전년대비 크지 않다"며 "사람들이 보고 듣는 부동산 경기 활황은 강남 재건축 단지와 부산 바닷가 주변 등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나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들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주변에까지 영향을 미쳐 전체적인 가격 상승을 조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라고 덧붙였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