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0년 넘은 중풍 '사지마비', 전기자극 치료로 30% 호전?

이규복 기자

기사입력 2018-09-20 10:21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뇌중풍은 사지마비를 비롯해 인지, 언어, 음식삼킴, 균형감각 등 다양한 신체기능의 이상을 야기한다. 대학병원에선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전문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이 협진을 통해 환자의 마비 증상 개선에 나선다.

보통 뇌중풍 발병 후 3∼6개월 안에 재활치료에 나서면 운동기능이 90% 이상이 회복된다. 하지만 조기 재활치료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과거에는 이런 기적 같은 치료를 바라는 게 무리였다.

사지마비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물리치료와 전기자극치료가 개선 및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기자극통증치료기 '호아타'가 긍정적인 치료결과를 보여줘 이목이 모아진다.

21년 전 뇌경색을 조기에 대처하지 못해 전신이 마비된 김모씨(57)는 2년 전 다리에 림프부종까지 왔다. 림프부종에 정통하다는 병원을 찾아가 치료 방법을 모색하던 중 우선 전기자극치료부터 받아보자는 의료진의 권유에 호아타 치료를 받았다. 2주간 입원해 매일 1시간씩 호아타 치료를 받은 김씨는 누워 있을 때 들지도 못하던 양팔과 양다리에 힘이 들어가면서 30~40도 이상 올릴 수 있게 됐다.

주치의인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중풍에 의한 사지마비에 '호아타'가 뜻밖의 효과를 올린 것은 의학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할 순 없다"며 "하지만, 통증과 마비에 짓눌린 세포에 음전기를 줘 세포에 에너지를 불어넣어줌으로써 세포 신진대가사 촉진되고, 소실된 신경기능이 되살아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호아타는 고전압의 미세전류 정전기를 세포에 보내 음이온을 충전하는 방식의 전기자극통증치료기다. 기존 물리치료에서 주로 쓰이는 경피적 전기신경자극(TENS)과는 치료기전이 다르다.

경피적 전기신경자극(TENS)은 100~150밀리암페어의 동전기를 펄스 방식으로 내보내지만, 호아타는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정전기를 1500~3000V 고전압으로 내보낸다.

전기생리학자들에 따르면 정상세포의 세포내 전위차(세포 밖 대비)는 -70mV에서 -100mV까지다. 암 세포나 사멸 직전 세포의 전위차는 이보다 현저히 낮아서 -15mV∼-20mV에 불과하다. 사람이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단계는 이 전위차가 -30mV∼-50mV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다.


심영기 원장은 "인체의 약 70조개 세포는 대사에너지 중 50~60%를 세포막 안팎으로 이온을 교환하면서 세포막 안이 음전위를 유지하는 데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인체의 모든 세포 조직은 전기생리학적 측면에서 '배터리'에 비유할 수 있고 '호아타'는 전기를 프루브(통전 막대)를 통해 음전기가 모자란 부위에 선택적으로 공급하는 보조 배터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아타는 피부 깊숙한 부위까지 음전기를 전달하므로 림프부종, 섬유근육통과 같은 각종 통증질환, 근막통증증후군, 척추 및 관절통증 등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임을 입증해나가는 단계"라며 "이미 몇몇 환자를 통해 뛰어난 효과를 목격했지만 더 많은 임상증례가 쌓여야 그 유효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영상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