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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중풍은 사지마비를 비롯해 인지, 언어, 음식삼킴, 균형감각 등 다양한 신체기능의 이상을 야기한다. 대학병원에선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전문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이 협진을 통해 환자의 마비 증상 개선에 나선다.
사지마비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물리치료와 전기자극치료가 개선 및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기자극통증치료기 '호아타'가 긍정적인 치료결과를 보여줘 이목이 모아진다.
21년 전 뇌경색을 조기에 대처하지 못해 전신이 마비된 김모씨(57)는 2년 전 다리에 림프부종까지 왔다. 림프부종에 정통하다는 병원을 찾아가 치료 방법을 모색하던 중 우선 전기자극치료부터 받아보자는 의료진의 권유에 호아타 치료를 받았다. 2주간 입원해 매일 1시간씩 호아타 치료를 받은 김씨는 누워 있을 때 들지도 못하던 양팔과 양다리에 힘이 들어가면서 30~40도 이상 올릴 수 있게 됐다.
주치의인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중풍에 의한 사지마비에 '호아타'가 뜻밖의 효과를 올린 것은 의학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할 순 없다"며 "하지만, 통증과 마비에 짓눌린 세포에 음전기를 줘 세포에 에너지를 불어넣어줌으로써 세포 신진대가사 촉진되고, 소실된 신경기능이 되살아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피적 전기신경자극(TENS)은 100~150밀리암페어의 동전기를 펄스 방식으로 내보내지만, 호아타는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정전기를 1500~3000V 고전압으로 내보낸다.
전기생리학자들에 따르면 정상세포의 세포내 전위차(세포 밖 대비)는 -70mV에서 -100mV까지다. 암 세포나 사멸 직전 세포의 전위차는 이보다 현저히 낮아서 -15mV∼-20mV에 불과하다. 사람이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단계는 이 전위차가 -30mV∼-50mV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다.
심영기 원장은 "인체의 약 70조개 세포는 대사에너지 중 50~60%를 세포막 안팎으로 이온을 교환하면서 세포막 안이 음전위를 유지하는 데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인체의 모든 세포 조직은 전기생리학적 측면에서 '배터리'에 비유할 수 있고 '호아타'는 전기를 프루브(통전 막대)를 통해 음전기가 모자란 부위에 선택적으로 공급하는 보조 배터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아타는 피부 깊숙한 부위까지 음전기를 전달하므로 림프부종, 섬유근육통과 같은 각종 통증질환, 근막통증증후군, 척추 및 관절통증 등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임을 입증해나가는 단계"라며 "이미 몇몇 환자를 통해 뛰어난 효과를 목격했지만 더 많은 임상증례가 쌓여야 그 유효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