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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노장 박태종과 라온퍼스트(암말·2세)가 해냈다. 차세대 에이스를 가리는 과천시장배(1200m·총 상금 3억원)에서 쟁쟁한 후보를 모두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유일한 암말이라 부담중량이 53㎏으로 다른 말에 비해 2㎏이 적기는 했지만 레이팅도 44로 가장 낮아 승리를 담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당일 단승식 배당이 4.9배였다는 사실도 이를 증명한다.
경쟁자들도 막강했다. 이번경주 준우승을 차지한 스피돔(거세마·2세)은 데뷔 이래 전승행진 중이었고, 5등 마이티수(수말·2세)도 직전 두 개 경주에서 승리하며 기세가 높았다. 3위 글로벌에이스(수말·2세)와 문학에카티(수말·2세) 역시 최근 경주에서 입상(1~3위)을 이어가고 있었기에 승리의 향방은 그야말로 안개 속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암말인 라온퍼스트에게는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이 쏠리기 힘들었다.
이번 경주를 통해 라온퍼스트는 차세대 선행 최강마로 경마팬들에게 확실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과천시장배를 포함해 최근 3개 경주에서 놀라운 선행실력을 뽐내며 준우승마와 최소 6마신(약 14.4m) 이상의 대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결승선 통과 직후 번쩍 들었던 손으로 라온퍼스트의 목덜미를 어루만지며 수고를 전한 박태종 기수는 "오랜만의 대상경주 우승이라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승과 관련해서는 "유일한 암말이고 체형도 크지 않아 막바지에 힘이 떨어질까 걱정했었다"면서 "그래도 끈기가 있어 몇 번 말을 몰았더니 결승선까지 잘 뛰어줬다"고 말했다. 또한 "선행만 잘 간다면 어떤 경주든 재미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함께 밝히기도 했다.
놀랍고 기쁘기는 박종곤 조교사도 마찬가지. 조교사 개업 이래 한 해 가장 많은 승수(11월 28일 기준 47승)를 챙기며 400승 고지를 넘긴지 오래지 않아 과천시장배까지 거머쥐었다. 그는 "깜짝 놀랐다. 이렇게까지 잘 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선행일 때 성적이 좋아 박태종 기수와 작전을 짜며 무조건 선행을 가자고 했다"면서 "그것 말고 다른 작전은 없었는데 잘 먹힌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향후 일정과 관련해서는 "과천시장배를 기분 좋게 우승했으니 내년에는 국산마 경주에서 활약할 수 있게 잘 관리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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