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상장사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됐다. 16일 삼성전자 주총을 시작으로 포스코, LG화학, 현대차, LG전자 등의 주총이 잇따라 열린다. 주요 기업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병행해 주총을 열 예정이다. 올해 주요 안건은 배당 확대와 여성 사외이사 선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에 따른 주주 가치 제고, 신사업 재편 등이 꼽힌다. 8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 ESG경영, 미래 신사업 확대 등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점이 반영됐다.
여성 사외이사 선임도 주요 안건이다. 기존 이사회가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기업들은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8월 시행되는 새 자본시장법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의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해 사실상 여성 이사 1인 이상을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했다.
LG그룹에선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이 이달 23일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첫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이현주 카이스트(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LG디스플레이는 강정혜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LG이노텍은 이희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각각 선임한다. ㈜LG를 비롯해 LG전자, LG유플러스, LG에너지솔루션 등 계열사들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이미 여성 사외이사를 뽑았다.
미래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신사업 강화, EGS경영 관련 경쟁력 확대를 위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LG전자는 24일 주총에서 사업목적에 의료기기 제작·판매업,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중개업, 특허 등 지적재산권의 라인선스업 등을 추가한다. LS일렉트릭은 전기차 부품 생산 부문인 'EV 리플레이'를 분할해 신설 법인 'LS이모빌리티솔루션'을 설립하는 안건을 28일 주총에서 승인할 예정이다. 분할 기일은 4월 1일이다.
올해 주총 시즌에 주요 기업들이 내놓을 ESG 강화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후 변화뿐만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이 강화될 전망이다.
앞서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영(APG)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LG디스플레이, 롯데케미칼, 포스코케미칼, SK,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국내 대기업 10곳에 탄소배출 감축 요구 서한을 보냈다. 해당 기업들이 주주 질의에 대해 성의 있는 답변을 내놓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정기 주총을 전후해 전향적인 탄소배출 감축 방안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 관계자는 "최근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가장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건설, 중공업 등을 비롯해 주요 업종 전반에 걸쳐 중대재해 발생 관련 법적 책임 분산하기 위한 내용의 안건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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