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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은 여행지로서 생소하다. 여행지 선택지에도 들지 못한 게 현실이다. 전라북도의 서남쪽 끝에 있는 작은 시골 마을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어도 다행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명은 낯이 익다. TV 예능의 주요 무대로 활용됐고, 현지에 있는 상하목장은 모 기업 회장의 인스타에도 자주 등장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외국인들에게 고창은 인기가 좋은 곳이다.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란다. 유네스코 새계유산의 6개 부문, 7개 유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기 때문이다. 고인돌 유적지가 있는 '아산' 하면 고창 '아산(면)'이 아닌 충남 '아산'을 먼저 떠올리는 한국인과 대조된다. 늦가을을 맞아 고창으로 떠나보자. 세계유산을 보러 해외에 나가는 것보다 비용도 저렴하고, 시간도 적게 든다. 게다가 만족감은 두 배다. 모든 걸 떠나 고창 선운사와 고창읍성의 단풍만 즐겨도 좋다. 감이 주렁주렁 열린 가로수에서 남몰래 감 하나를 슬쩍 맛볼 수 있는 것도 가을 고창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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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는 면적 1,797㎡ 규모로 과거에는 주민들이 이곳을 개간하여 계단식 논으로 사용했으나 1980년대 초부터 운곡 저수지의 물이 영광원자력발전소의 냉각수로 공급되면서 30년 넘게 폐경지로 유지됐다. 이후 자연 스스로 현재의 원시습지상태로 복원되어 수량이 풍부하고 오염원이 없는 깨끗한 습지가 됐다.
운곡습지는 운곡 저수지 주변의 호소 습원과 운곡 저수지의 수원이 모이는 오베이골 주변의 저층습지로 나뉜다. 운곡습지는 호소, 호소습원, 저층습지 등 다양한 생태환경을 나타내고 있어 희귀 야생 동식물의 서식처로 이용된다.
오충섭 한국관광공사 전북지사장은 "고창 운곡람사르습지는 생태환경 보존의 의미와 가치를 공감할 만한 곳"이라며 "지속 가능한 생태관광자원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운곡람사르습지에서 2023년 11월 12일 '고창 운곡람사르습지 생태탐방 레이스'가 열린다. 고창 운곡람사르습지를 중심으로 생태탐방 주요 4개 코스를 달리는 습지 최초 친환경 트레일 러닝 레이스인 고창 운곡람사르습지 생태탐방 레이스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다이나믹 코스(22km), 비전문가를 위한 펀트레일 코스(12km)로 나누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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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일 구역 최대 밀집, 고창고인돌유적
고창고인돌유적은 세계문화유산이다. 고인돌이란 지상이나 지하에 시신을 묻는 무덤방을 만들고 그 위에 큰 돌을 얹은 선사시대 무덤이 대부분이다. 고창군에는 전북지역에 분포된 고인돌의 60% 이상이 밀집되어 있으며, 수치는 대략 2000여 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200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창군 죽림리 일원에는 500여 기 이상의 고인돌이 밀집 분포되어 있어 단일구역상으로는 최대 밀집도를 보이고 있다.
고창고인돌유적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넓게 고인돌 군집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고창 고인돌은 죽림리와 상갑리, 도산리 일대에 무리 지어 분포하고 있으며 탁자식, 기반식, 개석식 등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이 모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탁자식 고인돌은 잘 다듬어진 2~6매의 판석을 이용해 지상에 석실을 만들고, 그 위에 상석을 올려놓은 형식으로 석실의 형태는 'ㅍ'자 또는 'ㅁ'자의 형태로 띤다. 기반식 고인돌은 3~4개의 지석이 거대한 상석을 받치고 있는 형태로 매장 주체부는 반지하식이나 지하식으로 마련된다. 대체로 한반도의 남부지역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북한에서는 아직 발견된 사례가 없어 '남방식 고인돌'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개석식 고인돌은 그 형태가 기반식 고인돌과 비슷하지만, 하부에 지석을 고이지 않고 거대한 상석이 매장주체부의 개석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반식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기반식 고인돌의 지석이 지하에 묻혀 있거나, 훼손되었을 경우에는 지표상에 드러난 현황만으로 개석식과 기반식 고인돌을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등재 기준 제3항(독특하거나 아주 오래된 것)을 적용, 세계 유산적 가치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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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읍성은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석성이다. 현지에서는 모양성으로 불린다. 백제시대 때 고창 지역이 '모량부리'라 불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고창읍성은 조선시대 고창현의 읍성으로서, 장성 입암산성과 함께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 기지의 역할을 했다. 고창읍성은 둘레 1684m, 높이 4~6m, 면적 16만 5858㎡이며, 동·서·북의 3문과 치(雉) 6곳, 옹성, 수구문 2곳 등이 남아 있다. 거칠게 다듬은 자연석으로 쌓은 성벽은 비교적 잘 남아 있고, 읍성으로서는 거의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다. 관아를 비롯해 22개 건물이 있었다고 하나 전란에 모두 소실됐고 현재 북문 공북루, 서문 진서루, 동문 등양루와 이방과 아전들이 소관 업무를 처리하던 작청, 동헌, 객사, 풍화루, 내아, 관청, 향청, 서청, 장청, 옥사 등 일부만 복원됐다.
고창읍성은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밟으면 병이 없이 오래 살고 저승길엔 극락문에 당도한다는 전설 때문에 매년 답성 행사가 계속되고 있다. 성밟기는 저승문이 열리는 윤달에 밟아야 효험이 있다고 하며 같은 윤달이라도 3월 윤달이 제일 좋다고 한다. 성을 돌 때는 반드시 손바닥만 한 돌을 머리에 이고 세 번 돌아야 하고 일정한 지역에 그 돌을 쌓아두도록 했다. 성내에는 1871년에 세운 대원군 척화비가 서 있고 읍성 앞에는 조선 후기 판소리의 대가인 신재효의 생가가 있다. 1965년 4월 1일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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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의 선운산은 울창한 수림과 계곡, 사찰과 많은 문화재가 있어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도솔산으로 불렸지만, 백제 때 창건한 선운사가 있어 선운산이라 불리게 됐다. 선운이란 구름 속에서 참선한다는 뜻이고 도솔이란 미륵불이 있는 도솔 천궁을 가리킨다. 즉, 선운산이나 도솔산 모두 불도를 닦는 산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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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