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암에 걸린 20대 영국 여성이 하루 다섯 번 '커피 관장' 등 대체 요법을 하다가 숨진 안타까운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녀는 사망 7개월 전 비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는데, 당시 의사들은 80% 이상의 생존 가능성을 제시하며 항암 치료를 권유했다.
하지만 팔로마는 어머니의 주장대로 대체요법인 '거슨 요법(Gerson Therapy)'을 선택했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심각한 부작용 위험이 있다는 이유다.
사망 전 작성한 글에서 팔로마는 자신의 암 진단을 "말도 안 되는 환상"이라 표현하며, 항암치료에 따른 불임 위험을 우려했다.
그녀의 부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진단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적인 의료 개입이 있었고, 그로 인해 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입증할 명확한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팔로마의 오빠들은 "어머니가 현대 의학에 대한 불신을 조장해 동생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어머니의 신념과 행동이 동생의 죽음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며 "다른 누구도 같은 고통을 겪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팔로마의 엄마는 지난 2012년 유방암 진단 후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자신의 회복을 거슨 요법 덕분이라 주장하며 대체의학 활동가로 활동했다. 그녀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과 마스크 사용에 반대하며 "백신은 인류에게 해롭다", "의료진은 나치 전범과 같다"는 극단적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로 인해 그녀는 간호사 면허가 취소되기까지 했다.
사망 전 팔로마는 "거슨 요법에 만족하고 있고, 계속 치료를 받으면 완치될 것이라 확신한다"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사망 원인은 치료받지 않은 종양으로 인한 심장마비였다.
현재 영국 법원은 팔로마의 사망에 대해 대체 치료 과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심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 사건은 근거 없는 대체의학의 위험성과 가족 내 의료 선택 갈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