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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기 차익 노리고 정리매매 손댔다가 자칫 '쪽박'…평균 93%↓

기사입력 2025-09-04 16:51

[김토일 제작] 일러스트
[김토일 제작] 일러스트
올해 상장폐지 15개사 분석…13개사 하락률 90% 크게 상회

이그룹 3개사 최근 이상급등…"'휴지조각' 주식 폭탄 돌리기 피해야"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고은지 기자 = 올해 상장폐지된 종목의 정리매매 기간 평균 손실률이 9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폐지를 앞둔 이그룹(옛 이화그룹) 계열 상장사들의 주가가 정리매매 기간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인 가운데 시세 차익을 노리고 초단기 매매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는 것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기업은 모두 16개사(스팩·우선주 제외)다.

이들 상장폐지 기업의 정리매매 직전 거래일 종가와 정리매매 종료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한 1개사(SBI핀테크솔루션즈)를 제외한 15개사의 평균 하락률은 92.8%에 달했다.

특히 대유(-40.9%)와 이큐셀(-87.4%)을 제외한 나머지 13개사의 하락률은 모두 90%를 훌쩍 넘어섰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종목의 투자자가 보유주식을 처분할 수 있도록 일정 시간을 부여하는 제도다.

정리매매 때에는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지 않아 초단타 매매로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

실제로 일부 종목은 정리매매 첫날 폭락했다가 이후 반짝 반등세가 나타났다.

엠에프엠코리아는 정리매매 직전 거래일인 6월 9일 161원에서 다음날인 10일 19원으로 88.20% 떨어졌다가 11일 68.42%(32원) 오르는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이 회사의 정리매매 종료일(6월 18일) 주가는 불과 3원이었다.

제넨바이오는 정리매매 직전 거래일인 6월 5일 389원에서 다음 거래일인 9일 92.03% 하락한 31원으로 수직 낙하했다. 이후 10일 21원으로 32.26% 재차 내려갔으나 11일에는 62원으로 195.24% 급등하는 등 극심한 롤러코스터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다시 가파르게 떨어져 6원(6월 17일)에 거래를 마쳤다. 정리매매 전 가격의 2%도 안 되는 수치다.

이처럼 정리매매 기간 가격이 급등락하는 이유는 상·하한 30%의 가격제한폭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초단타 매매로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거래가 발생하거나 시세조종을 하는 소위 '작전세력'이 개입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최근 정리매매에 들어간 이그룹 3개사 주가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일 이화전기는 전 거래일보다 182.61% 오른 26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트론은 45.45% 오른 16원, 이아이디는 110.00% 상승한 105원에 장을 마쳤다.

이트론은 4일에도 12.50% 상승했다. 이화전기는 39.62% 하락했고 이아이디는 전 거래일과 동일했다.

이화전기와 이트론은 오는 9일까지, 이아이디는 10일까지 정리매매가 이뤄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리매매 종목의 상승은 초단타 매매로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매물이 유입되며 발생한다"며 "그러나 이미 휴지 조각이 예정된 주식을 가지고 폭탄 돌리기를 하는 것과 다름없는 만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 올해 상장폐지 종목 정리매매 직전 거래일 및 종료일 종가(단위: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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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폐지 종목명 │정리매매 직전 거래│정리매매 종료일 │ 증감률 │

│ │ 일 종가 │ 종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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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유 │ 2,300 │ 1,360 │ -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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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광ILI │ 732 │ 43 │ -94.1 │

├─────────┼─────────┼────────┼────────┤

│SBI핀테크솔루션즈 │ 4,930 │ 4,930 │ 0 │

├─────────┼─────────┼────────┼────────┤

│ CNH │ 109 │ 9 │ -91.7 │

├─────────┼─────────┼────────┼────────┤

│ 엠에프엠코리아 │ 161 │ 3 │ -98.1 │

├─────────┼─────────┼────────┼────────┤

│ 한송네오텍 │ 1,530 │ 11 │ -99.3 │

├─────────┼─────────┼────────┼────────┤

│ 위니아 │ 613 │ 10 │ -98.4 │

├─────────┼─────────┼────────┼────────┤

│ 제넨바이오 │ 389 │ 6 │ -98.5 │

├─────────┼─────────┼────────┼────────┤

│ 한울BnC │ 6,920 │ 47 │ -99.3 │

├─────────┼─────────┼────────┼────────┤

│ MIT │ 1,233 │ 70 │ -94.3 │

├─────────┼─────────┼────────┼────────┤

│ 셀리버리 │ 6,680 │ 16 │ -99.8 │

├─────────┼─────────┼────────┼────────┤

│ 퀀타피아 │ 2,855 │ 75 │ -97.4 │

├─────────┼─────────┼────────┼────────┤

│ 애닉 │ 6,880 │ 80 │ -98.8 │

├─────────┼─────────┼────────┼────────┤

│ 이큐셀 │ 3,100 │ 390 │ -87.4 │

├─────────┼─────────┼────────┼────────┤

│ 골든센츄리 │ 97 │ 1 │ -99.0 │

├─────────┼─────────┼────────┼────────┤

│ 청호 ICT │ 2,390 │ 128 │ -94.6 │

└─────────┴─────────┴────────┴────────┘

※ 스팩·우선주 제외

eu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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