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탄 종전합의 박차…우크라에 '9부 능선 넘었다' 압박

기사입력 2025-12-16 13:15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종전회담에서 만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특사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미국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안전보장이 필요하다는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헌장 5조와 유사한 내용이 담긴 제안을 최후통첩을 날리며 합의가 9부 능선을 넘었다고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데드라인으로 합의를 밀어붙이는 모양새지만 영토 문제라는 큰 벽이 남아있는 데다 러시아의 수용 여부도 불투명해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5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에 나토식 안전보장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토헌장 5조는 회원국 가운데 한 나라가 공격받으면 동맹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공동으로 방어한다는 집단방위 조항이다.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안전보장안에 러시아의 추가 침략을 억제하기 위한 무기 제공과 감시 방안, 미국의 역할 등이 담길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정상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유럽이 다국적군으로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을 주도하고 미국이 이를 후원한다고 제안을 설명했다.

다만 미국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토식 안전보장을 해줄지, 군사적 개입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를 '최고 수준'(platinum)의 제안이라고 표현하며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안전보장 제안이 영원히 유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완전히 잃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미국은 대외적으로도 종전안 합의가 임박했다며 여론전을 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 어느 때보다도 (종전에) 가까워져 있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자들도 베를린 회담 이후 "논의된 사안의 90%는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WSJ은 이와 관련해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과도하게 압박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지만 연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현지언론에 트럼프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때까지 종전안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미국 정부의 안전보장 제안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라고 해석했다.

유럽과 우크라이나는 일단은 미국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미국의 안전보장 제안에 대해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안전보장 문제에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의 종전안에는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을 러시아에 내주는 내용이 포함돼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영토 포기는 불가하다고 버티고 있다.

미국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러시아가 나토식 안전보장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러시아는 미국의 안전보장과 같은 내용 등이 종전안에 포함될 경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동유럽 세력확장이 전쟁의 근본원인이라고 주장해왔고, 서방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는 것도 반대해왔다.

그 때문에 외교가에서도 러시아의 수용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안전보장안이 프레임워크(뼈대) 수준이 아닌 상세 문서 형식까지 진전되기는 했지만 아직 추가 작업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고, 영토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의 중재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종전안이 이르면 16일 최종 확정돼 러시아에 공유될 것이며, 미국이 주말까지는 러시아의 답변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shiny@yna.co.kr

<연합뉴스>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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