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 '장기 리베이트' 공정위 제재…경영권 분쟁 이어 M&A 앞두고 '악재'

기사입력 2026-02-25 11:33


대표적 가정상비 배탈약 '정로환'과 염색약 '세븐에이트', 탈모치료제 '미녹시딜' 등으로 잘 알려진 동성제약이 고질적 리베이트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장기간에 걸쳐 병·의원에 의약품 처방을 대가로 현금을 제공한 행위가 적발된 것. 조카인 나원균 현 대표와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양구 전 회장은 지난해 해당 리베이트 관련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리베이트 제재가 동성제약이 진행중인 인수합병(M&A) 기반 회생절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계열사 이어 영업대행업체 통해 장기간 불법 행위" 시정 명령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8일 동성제약㈜(이하 '동성제약')가 4개 병·의원에 의약품 처방을 대가로 현금을 제공한 행위(이하 '리베이트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향후금지명령)을 부과했다.

2010년 10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자사 의약품의 채택 또는 처방 유지 및 증대를 목적으로 수도권 소재 4개 병·의원 소속 의료인들에게 현금 등 약 2억5000만 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혐의다.

공정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2010년 10월부터 2014년 6월까지는 영업을 대행하던 계열사 ㈜동성바이오팜을 통해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동성바이오팜 영업사원이 매월 각 병·의원의 처방자료를 동성제약 영업관리부에 제출하면, 동성제약에서 이를 취합 후 처방자료에 비례하는 금액의 상품권을 구입해 동성바이오팜에 전달했고, 동성바이오팜 영업사원이 이를 현금화해 병·의원에 제공했다. 2014년 7월에는 영업대행업체에 전문의약품 영업을 전면 위탁하는 방식으로 영업방식을 전환했는데, 2014년 7월부터 2019년 4월까지는 동성제약이 영업대행업체에 리베이트 비용이 포함된 수수료를 지급하고, 영업대행업체가 이를 병·의원에 처방실적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현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같은 동성제약의 리베이트가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 의사가 자사 의약품을 처방하도록 함으로써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결국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하게 침해하는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행위는 소비자가 의약품을 직접 구매할 수 없는 전문의약품 시장 특성상, 의료인의 의약품 선택이 의약품의 가격이나 품질 우수성이 아닌 리베이트 등 부당한 이익을 제공받는 규모·횟수에 따라 좌우돼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이 시장에서 선택되지 않는 왜곡된 결과를 낳게 해 결국 소비자에게 그 피해가 전가되는 대표적인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라는 설명이다.

회생·M&A 진행 속 '또다른 브랜드 가치 훼손'

제약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리베이트 제재가 브랜드 이미지 등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록 동성제약이 회생절차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과징금은 부과되지 않았지만, 경영권 분쟁 중인 전·현직 대표의 고발전으로 '오너리스크'가 확대된 데 이어 회생 및 M&A를 진행 중인 시점에 또다시 오점을 남기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양구 전 회장은 이미 해당 리베이트 사건(약사법·의료법 위반) 관련 지난해 12월 대법원 상고 기각으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고, 동성제약 법인에 대한 벌금 3000만원도 동시 확정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5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동성제약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오는 3월 18일 회생계획안에 대한 심리 및 결의를 진행할 관계인집회가 예정돼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브랜드리팩터링에 지분 14.12%를 넘긴 이 전 회장과 2024년 10월 대표로 취임한 나원균 현 대표가 서로 배임 등을 이유로 맞고소를 해 법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동성제약은 이번 공정위 제재건에 대해서는 공식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다만 이번 리베이트가 이전 경영진 때 벌어졌던 문제이고, 지금은 회생에 조금 더 집중하겠다는 스탠스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동성제약에 대한 인가 전 M&A에 나선 연합자산관리(유암코)·태광산업 컨소시엄은 인수 금액으로 총액 1600억원(인수대금 1400억원 + 경영정상화 자금 200억원)을 책정했는데, 일각에서는 컨소시엄 인수 기반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는 동성제약이 이번 리베이트 건으로 인한 '평판·사법 리스크'로 인해 가격 조정 등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동성제약은 이번 M&A건이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동성제약 공동관리인과 전 임직원은 회생계획 인가 및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각자의 맡은 위치에서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주·채권자 등 모든 이해관계인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소형 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