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이 오너리스크에 휩싸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김준기 창업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위장 계열사를 운영했다는 혐의에서다. 오너리스크가 재점화된 셈이다. 김 창업회장은 불미스러운 일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김남호 명예회장이 DB그룹을 이끌었고, 지난해에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전문인경영체제에도 오너일가의 문제는 그룹 운영에 있어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지배구조 문제로 인한 좋지않은 ESG평가는 투자 유치 차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DB그룹의 지배구조상 김 창업회장의 지배력 유지 핵심계열사는 DB아이엔씨와 DB하이텍이다. 오너일가가 지분 43.7%를 소유하고 있고, 김 창업회장은 두 회사를 통해 제조서비스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DB하이텍의 경우 DB그룹 소속 비금융계열사 중 재무규모가 가장 크지만 김 창업회장 측 지분율이 23.9%(자사주 제외) 정도로 낮았다. 이런 상황에서 총수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재단회사들이 무리하게 동원됐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재단회사들은 2010년에 DB하이텍의 재무 개선을 위해 DB캐피탈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아 불필요한 부동산을 DB하이텍으로부터 매수했다는 것이다. 김 창업회장은 2021년 개인적으로 돈이 필요해지자 재단회사 중 하나인 빌텍으로부터 220억원을 대여받기도 했다. 김 창업회장은 대여받은 돈을 중도 상환했다가 취소했지만, 중도 상환 수수료를 내지 않았다.
김 창업회장의 검찰 고발에 따라 DB그룹 주요 계열사의 경영차질은 불가피 할 전망이다. 공교룝게도 국세청은 DB그룹의 핵심계열사인 DB하이텍을 상대로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단순 회계 문제가 아닌 그룹 차원의 부당 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뿐만아니라 차세대 반도체 공정을 건설을 위해 추진중인 동부하이텍의 정책자금 확보도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너리스크가 있는 회사에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DB그룹은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DB그룹 관계자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최대한 회사의 입장을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