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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스키협회(회장 신동빈)에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나갈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선발을 두고 잡음이 발생했다. 스키협회는 FIS(국제스키연맹)의 바뀐 평창올림픽 출전 쿼터 규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또 이 사실을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제때 알리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돌아온 쿼터 4장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명문화된 선발 기준 없이 선수를 확정했다. 이로 인해 탈락한 선수들이 크게 반발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스키협회를 성토하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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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협회는 4장 쿼터를 사용할 국가대표를 경기력향상위원회(24일 개최)를 통해 결정했다. 남자 정동현(30·하이원) 김동우(23·한국체대), 여자 강영서(21·한국체대) 김소희(22·단국대)를 출전시키기로 했다. 대신 경성현(28·홍천군청) 김현태(28·울산스키협회) 이동근(23·국군체육부대) 김설경(28·경기도체육회), 김서현(27·대전스키협회) 5명이 탈락했다.
경성현은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억울한 심정을 강하게 토해냈다. 그는 '말도 안되는 선발기준. 무슨 일이 있어도 스포츠는 실력 성적순이다. 스피드에 선발된 선수와 내 세계랭킹 차이는 무려 300위 이상이다.. 난 100위권 그 선수는 400위권이다. 그 선수가 잘못한 점은 1도 없다. 이런 행정이 잘못 됐다는걸 말하고 싶은 거다. (중략) 내가 못해서 못가면 그 누구도 탓하지 않는다. 내 잘못이니까. 지금까지 아무런 말 한마디 안 해주고 연락 한번 없는 너희는 진짜 잘못 돼도 너무 잘못됐다. 반성하고 제발 다음부턴 일처리 좀 똑바로해라. 후배들이 벌써 걱정된다 이것들아'라고 적었다. 경성현의 소속팀 홍천군청도 이번 스키협회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팀 해체까지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명문화된 확실한 선발 규정이 없다
스키협회에 확인 결과, 명문화된 국가대표 선발 규정이 없었다. 또 스키협회 홈페이지 어디에도 관련 규정이 공시돼 있지 않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절차를 밟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명확한 선발 규정이 있었다면 탈락한 선수들이 이번 처럼 강하게 반발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스키협회 규정은 너무 허술하다. 모든 걸 경기력향상위원회에 맡기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들의 수준이 세계 정상과는 수준차가 크게 나기 때문에 월드컵 성적 만으로 선발 잣대를 삼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에선 "올림픽이 홈에서 열리는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선발 잡음을 원천봉쇄하기 위해선 선수들이 절대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수치 자료와 타당한 기준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탈락한 선수가 현실을 인정하고 홀가분하게 다음을 준비할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