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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나온 '편파 판정'으로 중국과 올림픽에 대한 신뢰도가 급추락했다. 쇼트트랙 심판진은 중국 선수들에겐 관대했고, 한국 등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 너무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그 결과는 중국 선수에게 금메달, 다른 선수들에게 페널티 실격과 노메달이 돌아갔다. 개최국 중국과 쇼트트랙 심판진에 대한 비난과 의문이 쏟아졌다. 경기를 TV로 지켜본 국내 팬들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판정'이라며 분통을 쏟아냈다. 국내외 매체들과 전문가들은 '이상한 판정'이라며 혀를 찼다. 한국 대표팀 선수단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편파 판정에 발끈했다. 윤홍근 선수단장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와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 면담 추진 의지를 말했고, 국제심판 출신 최용구 쇼트트랙 지원단장은 '명백한 오심'이라고 주장했다. 모두가 이상한 편파 판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작 중국은 대수롭지 않다는 현장 분위기다.
ISU 심판 시스템은 1명의 심판장이 절대적 권위를 갖고 있다. 두 명의 어시스턴트 심판들이 있지만, 조언하는 역할에 불과하다. 심판실 한 켠에 8대의 카메라가 있고, 선수들의 손발을 모두 정밀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합리적인 듯 보이지만, 모든 판단은 심판장이 단독으로 한다. 개최국의 입김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구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 지원단장은 "평창대회에서도 같은 심판장이었다. ISU에서 정확하게 판정을 하는 심판인데, 이번 대회에서는 '왜 이럴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ISU의 설명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런 판정 구조라면 심판장이 보기에 따라 성적과 메달 색깔이 얼마든지 뒤바꿀 수 있다. 심판장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개최국 어드밴티지를 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하면 중국 선수에게 유리한 판정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이번 대회 결과만 봐도 이런 합리적 의심은 가능하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하계올림픽으로 중국의 발전상을 전세계에 알렸다. 그리고 14년 후 중국은 동계올림픽을 개최해 더 강력해진 국력과 세계적 위상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성공 개최를 위해 더 많은 금은동 메달이 필요한 건 당연하다. 개최국이 좋은 성적을 내야 자국 국민들이 열광하고, 또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중국 선수단은 더 많은 메달 사냥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을 수도 있다고 현지 관계자는 말한다.
윤 선수단장은 "오늘 기자회견은 국민 정서 여론 대처 및 IOC 압박용이다. 바흐 IOC 위원장과 만남을 통해 부당한 관행에 대해 지적하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제소한다고 판정 자체가 바뀌지 않을 지 모르지만, 국제 경기의 부당한 심판 판정에는 많은 수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이번 대회가 끝난 게 아니다. 쇼트트랙에 6개의 금메달이 남았다. 9일 남자 1500m를 시작으로 남자 500m, 남자 5000m계주, 여자 1000m, 1500m, 3000m 계주가 남아있다. 최 단장은 "CAS 제소, ISU 항의, IOC 면담을 통해 충분히 (심판장) 압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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