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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원이 형이 몸을 던지는데 오늘 절대 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몸을 아끼지 않는 노장의 모습에 후배들이 화답했다. 홀린 듯 투지를 불태웠다.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전북도 김한원의 기백 앞에서 맘껏 웃지 못했다. 조 감독도 경기 후 "맏형으로 최선을 다해준 김한원에게 특히 고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김한원은 덤덤했다. 그는 "승점 3점이 필요한 시기라 결과가 아쉽기만 하다. 다만 우리가 하나로 뭉치면 전북 같은 강팀과도 해볼만 하다는 것을 보여준 점에는 만족한다"고 했다. 김한원은 이날 동점골까지 넣었다. 후반 37분 재치있는 프리킥을 성공시켰다. 김한원은 "거리가 멀어서 인플레이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심판이 '거리 재줄까' 묻길래 '비켜달라'고 하고 바로 찼다. 권순태 골키퍼가 방심하고 있는 틈에 보인 공간에 때렸는데 운이 좋았다"고 웃었다.
김한원은 수원FC의 만능키다. 왼쪽 윙백, 오른쪽 윙백, 측면 공격수, 수비형 미드필더, 센터백까지 거의 전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힘들 법도 하지만 상관없단다. 김한원은 "경기장에 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가 들어가면 후배가 벤치에 앉아있게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더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경기장 밖에서도 그는 리더다. 수원FC에서 8년간 뛰었다. 내셔널리그, 챌린지에 이어 클래식까지 수원FC의 역사를 함께 했다. 올 시즌 수원FC는 많은 선수를 영입하며 팀이 완전히 바뀌었다. 김한원은 "많은 선수들이 모였다. 다른 팀에서 축구했지만 수원FC에 온 이상 우리만의 색깔로 가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최근에도 미팅을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조금씩 마음이 통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