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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 대구FC, 클래식 겨울을 나는 그들의 비수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7-02-02 17:50



4년 만에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무대를 밟는 대구FC. 시끌벅적해야 할 겨울에 유독 잠잠했다. '폭풍 영입'으로 숱한 화제를 뿌리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동반 승격팀 강원FC와는 또 달랐다.

강원보다 클래식 직행 티켓을 먼저 거머쥔 대구는 스포트라이트와는 거리가 멀었다. 겉으로는 쥐 죽은 듯 조용하기만 하다.

변화는 또 있었다. 지난해 승격을 이끈 에델이 '아시아 챔피언' 전북 현대로 옮겼다. 내심 붙잡고도 싶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지난해 대구의 공격은 세징야, 에델, 알렉스, 파울로 4총사가 80% 이상을 책임졌다. 파울로 17골, 세징야 11골, 에델 6골 등 총 38골을 합작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수순이었다. 조광래 대표도 지난해 승격을 이룬 후 "기존 외국인선수들 중 임대로 영입한 선수가 있다. 다 남아있을 거라고 보장할 수 없다. 부족한 부분을 더 채우고 싶은 생각도 있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는 세징야만 품에 안았다. 파울로는 성남FC로 둥지를 옮겼다. 대신 대구는 브라질 출신 공격수 레오와 주니오를 새롭게 수혈했다. 에델의 빈자리도 곧 채울 계획이다. 발표만 남았다.

클래식과 챌린지는 차원이 다른 무대다. 2014년 상주, 2015년 대전, 2016년 수원FC는 승격의 환희를 오랫동안 이어가지 못했다. 단 1년 만에 챌린지로 추락했다. 조 대표는 이미 "내 성격이 한 번 올라가면 안 내려온다. 클래식에서 당당하게 싸울 수 있는 팀으로 성장시켜 3년 내에 우승을 할 수 있도록 행정과 팀 운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4년 만에 클래식 겨울을 나고 있는 대구, 하지만 가진 것이 많지 않다. 화려하지도 않다. 선택은 '다른 길'이다. 그들의 비수는 '땀'으로 물들어 있다. 훈련, 훈련, 또 훈련으로 '클래식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12개 구단 가운데 훈련량에서는 단연 '1등'이다. 대구는 다른 팀이 꿀맛 휴식에 들어간 11월 일찌감치 훈련을 시작했다. 12월에는 경남 남해에서 1차 국내 전지훈련을 펼쳤다. 그리고 새해와 함께 중국으로 날아갔다. 해발 2000m 고지대에 위치한 중국 쿤밍에서 '지옥 훈련'을 마치고 1일 귀국했다.

조 대표는 "우리가 클래식 팀들 중 맨 밑에 있다는 생각으로 단단히 준비를 하고 있다. 여러모로 모자라니까 훈련이라도 열심히 해야하지 않겠느냐"며 미소를 지은 후 "아직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걱정 뿐이다. 하지만 감독이 잘 할 것"이라고 했다. 사령탑은 또 달랐다.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손현준 감독은 "쿤밍이 고지대라서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 했지만, 선수들의 체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체력뿐만 아니라 새 외국인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조화, 전술, 전력 극대화 등에 초점을 맞췄고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클래식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대구는 6일 경남 남해로 다시 떠난다. 중국 슈퍼리그의 텐진 테다, 허난 젠예, 창춘 야타이, 옌벤 푸더와 차례로 연습경기를 갖는다. 마지막 실전 점검의 무대라 기대가 크다.

손 감독은 취임 일성에서 "이제 막 승격한 만큼 사실상 강등 후보다. 하지만 잔류하겠다는 생각을 가지지는 않겠다. 잔류 이상의 큰 비전을 가질 수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구는 겉이 아닌 속을 알차게 채우고 있다.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대구는 3월 4일 광주와의 원정경기를 통해 클래식 복귀전을 치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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