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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까지 계획 잡았다"→"패럴림픽에서나 가능했던 일" 한국 보치아, 뛰어난 실력은 기본→최고의 대회까지...'도전과 노력' 월드보치아컵 현장

기사입력 2025-09-09 08:59


"LA까지 계획 잡았다"→"패럴림픽에서나 가능했던 일" 한국 보치아, 뛰…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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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세계 최고'의 칭호는 경기력에만 붙는 것이 아니다. 도전과 노력이 가득했던 2025년 서울 월드보치아컵에서 한국 보치아는 경기력과 더불어 선수들을 위한 세계 최고 수준의 대회를 꿈꾸며 달려나가고 있었다. 지난 2일 서울 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강성희 대한장애인보치아연맹 회장의 개회사와 함께 개막한 2025년 월드보치아컵은 침묵 속에 열띤 전략과 승부가 펼쳐지는 현장이었다. 보치아는 가로 6m, 세로 12.5m 경기장에서 각각 흰색 표적구를 향해 6개의 빨간 공과 파란 공을 나눠가진 선수들이 번갈아 던지는 경기. 흰색 표적구에 더 가까이 붙인 공을 점수로 계산해 승패를 겨룬다. 경기장에 모인 인원들 모두 월드보치아컵에서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 공이 굴러가는 상황을 숨죽여 지켜봤다. 한 엔드에서 점수를 획득하고 마무리가 되면 박수와 응원이 쏟아졌다.

뇌병변·중증 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보치아는 장애 등급에 따라 BC1~4로 나뉜다. BC1,2는 손발로 직접 공을 던지고 BC3는 투구를 돕는 비장애인 보조선수가 함께 한다. 보치아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한국은 BC3 페어와 개인전, 단체전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올림픽 양궁에 버금가는 위상을 자랑한다. 2024년 파리패럴림픽에서는 10연패 신화를 달성하며 다시 최강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LA까지 계획 잡았다"→"패럴림픽에서나 가능했던 일" 한국 보치아, 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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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울 월드보치아컵은 2026년 예정된 서울 세계보치아선수권을 앞두고 열리는 테스트 이벤트의 성격을 가진 대회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한국은 세계보치아선수권 유치까지 성공하며 패럴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아ㆍ오세아니아선수권, 세계 오픈 대회 등 4개 대회를 모두 유치, 아시아 최초 '개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국내에서 개최하는 첫 세계선수권이지만, 최초에서 그치지 않고 선수들을 위한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이번 서울 월드보치아컵부터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쏟고 있다. 쾌적한 경기장과 더불어 스포츠마사지, 휠체어 수리 센터 등 선수들한테 꼭 필요한 부분도 마련돼 있었다. 장애인 화장실과 숙소에서의 리프트 등도 부족하지 않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직전 파리패럴림픽까지 보치아 대표팀 감독이었던 임광택 대한장애인보치아연맹 사무총장이 현장 경험을 살려 대회 운영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전체 선수들이 편안하고,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는 것에 충실하고 있다"며 "12년 국가대표 감독을 하며, 국제 대회를 많이 참가했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특히 호평을 받은 부분은 세계선수권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경기별 영상과 분석 제공이었다. 각 국가들이 직접 해야 하는 부분을 제공하며 현장의 반응이 뜨겁다. 임 사무총장은 "패럴림픽 정도는 돼야 할 수 있는 것인데, 우리는 파리패럴림픽에서 좋았던 부분에 분석까지 제공해서 전달했다. 지도자들의 일까지 덜어줬다"고 했다.


"LA까지 계획 잡았다"→"패럴림픽에서나 가능했던 일" 한국 보치아, 뛰…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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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환경 속, 한국 국가대표들도 기량을 맘껏 발휘하며 분전했다. 5일 열린 BC3 여자 개인전도 마찬가지였다. 2012년 런던패럴림픽 BC3 금메달, 2016년 리우패럴림픽 BC3 은메달, 도쿄패럴림픽 BC3 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최예진(34·서울특별시청)과 지난 파리패럴림픽 BC3 개인전 동메달, BC3 페어 은메달을 따낸 강선희(48·한전KPS)가 참가했다. 한국 보치아의 기량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강선희는 예선 3승, 최예진은 예선 2승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특히 강선희는 예선에서만 무려 22점을 득점하며 토너먼트로 향했다. 두 선수는 준결승에서 맞붙었다. 결승에 오를 수 있는 한국 선수 한 명이었다. 강선희가 최예진을 7대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강선희는 결승에서 이치노에 아야네(일본)와 4엔드까지 6대6으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6대7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3-4위전에 출전한 최예진도 제이미슨 리슨(호주)에 1대4로 패하며 4위로 개인전을 마쳤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편안함은 있지만 부담감도 더 크다. 강선희는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목표는 금메달이었고, 세계랭킹 1위가 될 수 있는 기회였다. 기대와 맞지 않아서 아쉬움이 크다. 선수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예진도 "4위를 했지만, 예선 탈락할 뻔했다. 실수를 보완하고, 내년 세계선수권에서는 메달을 꼭 따고 싶다"고 했다. 내년 세계선수권과 이후 2028년 LA패럴림픽을 향한 의지도 다졌다. 강선희는 "지난 세계 선수권 성적이 안 좋았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열리기에 우승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예진도 "개인전에서 우승하고 메달을 따서 LA까지 가고 싶다"고 했다. BC3 여자부에서 강선희의 값진 은메달과 BC2 여자부 최아영의 금메달, BC4 남자부 구영인의 은메달까지 더해지며, 한국은 이번 서울 월드보치아컵 개인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이번 월드보치아컵에 세계선수권에서 경쟁할 쟁쟁한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 점을 고려하면 기대가 되는 결과였다.


"LA까지 계획 잡았다"→"패럴림픽에서나 가능했던 일" 한국 보치아, 뛰…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LA까지 계획 잡았다"→"패럴림픽에서나 가능했던 일" 한국 보치아, 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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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는 한국은 LA패럴림픽까지의 확실한 청사진을 갖고 있다. 황정현 보치아 대표팀 감독은 "세계선수권부터 LA패럴림픽까지 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세계선수권에서 계획이 자리를 잡으면 패럴림픽까지 이어가려고 한다"고 했다. 홍성봉 보치아 전문체육위원장도 "내년 세계선수권을 대비해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실시간 분석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파리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갖고 왔고, LA에 대한 희망도 갖고 준비 중이다. 올해, 내년에 걸쳐 많은 준비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고, LA를 향한 방향성을 잡고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서울 월드보치아컵을 통해 'LA패럴림픽 11연패'를 향한 이정표를 마련한 한국 보치아는 경기력은 물론 대회 운영 능력도 '월드클래스'를 향하고 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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