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천신만고 첫승 '이런 청신호도 얻었다'

기사입력 2016-04-03 20:42


수원 삼성 선수들이 2일 상주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승을 신고한 뒤 서포터스 앞에서 승리의 포즈를 잡았다. 사진제공=수원 삼성



K리그 '넘버2' 수원 삼성이 천신만고 첫 승을 신고했다.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홈경기서 2대1로 승리하며 무승의 부담을 털어냈다.

두 시즌 연속 리그 2위를 하며 과거의 위용을 이어오던 수원으로서는 천금같은 승리다. 이전까지 수원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2무1패, K리그 1무1패로 애를 태워왔다.

이번 상주전은 6경기 만의 승리라는 것 자체로 값진 것이지만 또다른 의미가 있다. 비로소 청신호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우선 '비정상의 정상화'다. 그동안 수원은 무승 과정에서 연신 고개를 갸우뚱했다. 경기 내용에서는 승리하지 못할 경기가 아니었는 데 결과가 따라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쉬운 결과를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뭔가 '비정상'이라고 봤다. "무승이 이어진 가운데 객관적인 데이터나 플레이 내용까지 나빴다면 절망적일텐데 그렇지 않은 게 다행이다"라고 했던 서 감독은 지난달 20일 전남과의 2라운드(2대2 무)가 끝난 뒤에도 납득하기 힘들었다.

코치들과 경기 분석을 한 결과 상대 공격지역 점유율, 패스, 선수들의 뛴 거리, 수원 선수단의 정신상태 등 모든 면에서 이기지 못할 경기가 아니었던 까닭이다.

그래도 '비정상'의 상황을 반전시킬 뭔가가 필요했다. 서 감독이 빼든 것은 '당근'이었다. "경기 잘 하고 이게 무슨 꼴이냐"는 채찍보다 "그동안 잘 해왔지만 다시 한 번 가다듬자. 스스로가 하루 30분이라도 신중하고 철저히 준비하자"고 격려했다. 최후방 뒷문 단속에 미흡한 점이 많았던 골키퍼 노동건에 대해서도 "스스로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용기를 줬다. 금방 자신감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정상화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서 감독의 믿음은 통했다. 서 감독은 상주전 승리를 건지고 나서야 "경기도 90분 동안 흐름이 있듯이 리그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오랜 시간 승리를 못하고 시간이 흐르면 그것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나쁜 흐름을 끊었다는 것에 매우 만족한다. 앞으로 우리의 페이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좋은 내용의 경기를 좋은 결과로 연계하지 못하던 선수들의 초조함을 4월 지옥 일정에 돌입하기 전에 털어냈으니 분명 청신호다.

여기에 수원은 '인력난'의 고민을 덜어낼 길도 찾았다. 지난 겨울 전력보강을 제대로 하지 못한 수원은 K리그-ACL을 병행하면서 로테이션도 하기 힘들었다. 신예 공격수 김건희, 이고르마저 부상으로 인해 '인력난'은 가중됐다.

하지만 이번 상주전에서 곽희주가 올 시즌 처음 출전한 것을 비롯해 이상호도 수술 후 재활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복귀전을 치렀다. 부상으로 2년 가량 뛰지 못한 오장은과 이용래도 곧 돌아올 채비를 마쳤다. 최전방에서 아직 해결사가 없는 수원 입장에서는 베테랑 미드필더 자원이라도 가세해 주면 여간 다행스러운 게 아니다.

이제 수원은 서 감독이 선수들에게 당부했던 대로 '4월 반전의 시작'을 열어젖혔다. 웬만해서 몰락하지 않는 수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