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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기도 안치렀다' 아헨킴 감독은 왜 4개월만에 사임했나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6-25 18:24 | 최종수정 2023-06-25 18:24


'1경기도 안치렀다' 아헨킴 감독은 왜 4개월만에 사임했나
아헨킴 감독. 사진=AI페퍼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새 감독이 팀을 떠났다.

여자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는 25일 "아헨킴 감독이 가족과 관련한 개인 사정으로 인해 사임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그동안 심사숙고 끝에 불가피한 결정임을 이해해 6월 23일자로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헨킴 감독은 믿고 응원해주신 팬들과 구단 및 선수에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해왔으며 구단도 아헨킴 감독의 앞날에 좋은 일이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아헨킴 감독은 선임 당시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2018년부터 미국 NCAA 디비전1에 속한 아이비리그 브라운대학교 배구팀을 맡아 팀을 3년만에 아이비리그 1위에 올렸다. 아헨킴 감독이 이끌었던 브라운대학교 배구팀은 학교 역사상 최초로 NCAA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그해 아이비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아헨킴 감독은 NCAA에서 14년 이상의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젊은 선수 육성이 필요한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에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 시즌 초반 김형실 감독이 사퇴한 후 이경수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 경기를 치렀던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아헨킴 감독을 영입했다. 그러나 감독 선임 발표가 지난 2월초였고, 아헨킴 감독은 3월에 입국해 국내에서 선수단 전력 파악과 훈련을 지휘하면서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3개월여만에 동행이 끝났다. 정식 경기는 1경기도 치르지 않았고, 선수단 훈련도 한달 정도만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FA 선수 영입,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아시아쿼터 지명 등 새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에서 갑작스러운 사임 결정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개인 사정'이라는 구단의 설명에도 의문 부호가 남는 게 사실이다.

페퍼저축은행 배구단 김동언 단장은 "새 감독이 선임되기 전까지는 이경수 수석코치를 중심으로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현재 적합한 후보군을 국내외에서 검토해 빠른 시일 내에 신임 감독을 선정하고 시즌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퍼저축은행은 FA 대어 박정아를 영입하면서 전력 보강에 성공했지만, 보호선수를 내주는 과정에서 주전 세터 이고은을 내줬다가 트레이드로 출혈을 감수하며 다시 데려오는 등 웃지 못할 최악의 해프닝이 발생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신임 사령탑의 갑작스러운 사임이라는 최악의 경우를 또 만나고 말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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