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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모마는 초반에 좋았다. 나중에 안 풀리고 준비했던 패턴 플레이가 엇나가다 보니까 화가 나서 그런 것 같다."
현대건설 외국인 주포 모마가 두 팀 통틀어 가장 많은 공격 득점을 기록하고도 팀이 패배해 분한 감정을 코트에서 숨기지 못했다. 경기 도중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을 때는 짜증을 내기도 했다. 3세트 24-25에서 도로공사 강소휘의 마지막 오픈 공격이 모마의 얼굴로 향하면서 디그에 실패하면서 세트가 끝났는데, 강소휘가 코트를 넘어와 사과의 뜻을 표현했으나 모마는 본 듯 만 듯한 반응을 보이며 바뀐 코트를 향해 갔다.
2위 현대건설은 2연패에 빠지면서 흥국생명과 선두 싸움을 바라보기 더더욱 어려워졌다. 현대건설은 시즌 성적 17승10패, 승점 53점에 머물렀다. 1위 흥국생명(승점 64점)과 승점 11점차를 조금도 좁히지 못했고, 오히려 3점차까지 따라붙은 3위 정관장(승점 50점)을 더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공격 비중이 높았던 아시아쿼터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위를 잃은 여파가 컸다. 위파위는 지난 7일 정관장전에서 공격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병원 검진 결과 좌측 전방십자인대 파열 및 외측 반월상연골 손상으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어 시즌 아웃됐다.
현대건설은 5라운드를 선두 싸움의 분수령으로 봤는데, 위파위를 잃으면서 계획이 꼬이게 됐다. 새로 영입할 아시아쿼터 선수도 마땅치 않아 자리를 비워 둘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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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마는 이날 30득점, 공격 성공률 45.45%를 기록했다. 두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이었다. 1세트에만 15점을 뽑는 괴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세트를 치를수록 모마의 공격이 막혔고, 정지윤과 고예림이 부담을 나누지 못하면서 무기력하게 역전패했다. 국내 공격수들의 공격 성공률은 20%대에 그쳤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경기 뒤 "하다 보니까 힘겹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선수들이 안 하려고 한 것은 아닌데, 첫 세트는 잘 잡았는데 3세트가 아쉽다. 공격 득점이 안 나오니까. 모마만으로는 안 된다. 도로공사가 짜임새 있게 잘한 경기 같다. 위파위의 빈자리가 많이 현실적으로 나타난 것 같다"고 패인을 짚었다.
모마와 관련해서는 "초반에 좋았다. 나중에 안 풀리고, 준비했던 패턴 플레이가 엇나가다 보니 화가 나서 그런 것 같다. 첫 세트를 봤을 때는 기존보다 우리가 멀리 보고 플레이오프를 보고 스피드 있게 (높이를) 낮춰서 하려 했다. 나중에 안 풀리다 보니까 전에 했던 습관들이 나와 어려웠던 것 같다. 연결이 안 되다 보니 짜증이 났던 것 같다"고 했다.
강 감독은 최근 모마가 코트 위에서 조금 더 책임감을 보여 주길 당부했다. 강 감독은 이날만큼은 모마가 그래도 책임감 있게 플레이했다고 칭찬하면서도 감정 표현과 관련해서는 대화를 나눠 보겠다고 했다.
강 감독은 "우리가 포기하고 경기를 들어갈 수가 없다. 선수가 한정적이다 보니까. 모마가 항상 그런 선수가 아니고, 분위기가 괜찮을 때는 자기 역할을 하는 선수다. 그런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적극적으로 나서려 했는데 안 풀려서 그랬던 것 같다. 면담해서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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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