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1위 확정?'
여자 프로농구의 열기가 한창이다. 지난해보다 관중이 36% 이상 증가하고 시청률은 2.5배 이상 늘었다.
9일 우리은행-신한은행전이 끝난 후 일주일간의 올스타전 브레이크가 예정돼 있다. 오는 15일에는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올스타전도 열린다.
그런데 다소 김빠지는 얘기를 하나 꺼낼 시점이 됐다. KDB생명과 삼성생명이 벌이는 2위 싸움, KB스타즈와 신세계가 벌이는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4위 싸움 등 치열한 2개의 전장이 형성되고 있지만 정작 1위 다툼은 큰 흥미가 없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4일 현재 20승3패, 8할7푼의 승률로 1위를 독주중이다. 이 기세는 37승3패, 무려 9할2푼5리의 승률로 '레알 신한'이라는 닉네임을 떨쳤던 2008~09시즌 이후 2번째로 높은 승률이다.
현재의 기세라면 일찌감치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단일 시즌으로 바뀐 지난 2007~08시즌 이후 올 시즌처럼 40경기를 소화한 경우는 2번 있었다. 2008~09, 그리고 2009~10시즌이다. 2번 모두 신한은행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삼성생명이 23승17패(승률 0.575)로 그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은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가기 전 5일 삼성생명, 9일 우리은행과 각각 맞붙는다. 신한은행은 두 팀에 올 시즌 4전 전승을 기록중이다. 삼성생명은 에이스 가드 이미선이 빠져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2경기를 모두 이긴다면 22승3패가 된다.
역대 기록만 봐도 24승, 승률 6할 이상만 기록하면 1위를 확정짓게 된다. 1위 확정에 단 2승만 남았다는 얘기가 된다. 정규시즌이 3월초에 끝나는데 이미 두달전 1위가 확정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물론 이날까지 KDB생명이 15승9패, 6할2푼5리로 따라오고 있다. 최하위인 우리은행이 1할의 승률에 그쳐 올 시즌은 전체적으로 상위팀들의 승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신한은행의 5년 연속 정규시즌 1위 달성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의 김영주 감독도 시즌 1위 도전에 대한 질문에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1위를 차지하기 위해 무리하기 보다는 포스트시즌에서 신한은행을 이길 수 있도록, 앞으로 남은 맞대결에서 공을 들일 생각"이라며 사실상 2위 수성에 대한 뜻을 밝혔다. 신한은행에 유일하게 2패를 안긴 KDB생명이 이 정도니, 신한은행에 단 1승도 못 거둔 다른 팀들의 사정은 말할 것도 없다.
사실 신한은행이 올 시즌 이 정도의 성적을 올릴 것이라 기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전주원 진미정이 은퇴하고 정선민이 KB스타즈로 이적하는 등 주전 3명이나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통합 5연패를 일궈냈던 무적 챔피언의 영광은 이제 끝났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시즌 첫 경기인 신세계전에서 완패를 하고, 초반 연달아 연장전을 펼칠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이후 신한은행은 '명불허전'의 전력을 뽐내고 있다. 강영숙 최윤아 하은주 등 기존 멤버들이 고군분투를 해주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주전으로 부쩍 성장한 이연화 김단비가 전력 공백을 무색케할만큼 공수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2007~08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부임한 임달식 감독과 벌써 5년째 호흡을 맞추다보니, 이제 선수들이 알아서 뛰는 경우가 많다. 임달식 감독도 "주전 선수들의 경우 스스로 경기를 잘 헤쳐나간다. 이들을 백업할 수 있는 멤버들을 키우는 것이 요즘의 중점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어쨌든 신한은행의 예상치 못한 독주로 인해 오히려 중위권 싸움이 더 치열해지게 됐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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