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고, 열심히 치고 달리는 야구를 하고 싶다."
LG 박용택은 지난 시즌 거포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체중을 불리고, 근육량을 늘려 힘을 갖추는데 치중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115경기서 타율 3할2리 15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왕을 차지했던 2009년(18홈런)보다 홈런개수도 적었다. 게다가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특히 양쪽 햄스트링에 무리가 오는 등 몸을 불린 부작용이 컸다. 박용택 스스로도 시즌 막판 "몸무게가 늘어나면서 무리가 간 것 같다. 몸이 가벼울 땐 회복도 빨랐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박용택은 시즌 뒤 체중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시즌 중엔 몸무게가 100㎏에 육박했지만, 어느새 5~6㎏가량을 감량했다. 비시즌 동안 잠실구장에 나가 러닝머신과 줄넘기를 꾸준히 한 결과물이다.
박용택은 "사실 지난 시즌은 모험과도 같았다. 결과가 아쉬웠지만, 느낀 게 많았던 시즌"이라며 "이제 내가 못하는 부분을 채우기 보다는, 잘할 수 있는 부분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낫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박용택이 말한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뛰는 야구'다. 박용택은 2009년 타율 3할7푼2리로 수위타자에 오르기도 했지만, 데뷔 초만 해도 빠른 발로 명성을 떨쳤다. 2년차 시즌이었던 2003년 도루 42개로 KIA 이종범에 이어 도루 2위에 올랐고, 2005년에는 43개를 기록하며 도루왕을 차지한 바 있다. 잘 치고, 잘 달리는 그야말로 '호타준족'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2005년 이후 도루는 한 시즌 20개 안팎으로 줄었다. 지난해엔 13개에 그쳤다. 이에 대해 박용택은 "도루는 시즌 내내 몸이 따라줘야 한다. 잔부상이 오면서 도루가 많이 줄었다"며 "부상 위험 탓에 몸을 사리기도 했지만, 그동안 방망이 치는 데만 너무 빠져든 것 같다"고 했다.
다시 예전처럼 도루왕 박용택으로 돌아가는 걸까. 그는 "도루 개수에 연연하기 보다는 활발하게 뛰는 게 중점을 두고 싶다. 1년 내내 안 아프고, 열심히 치고 달리는 야구를 하고 싶다"며 웃었다.
박용택은 2003시즌과 2005~2007시즌, 네차례 전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했다. 올시즌 개인 목표는 소박하다. 부상 없이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 이 목표를 이룬다면 자연스레 예전처럼 '뛰는' 박용택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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