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을 향한 최만희 광주FC 감독의 '아가페 사랑'이 시즌 개막 전에도 계속되고 있다.
최 감독은 과감하게 사비를 털었다. 1000달러(약 120만원)을 쾌척한다. 오로지 선수들의 사기를 위해서다.
지난 9일 전남 목포에서 1차 전지훈련에 돌입한 최 감독은 선수단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바로 장기자랑이었다.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 참여하는 이벤트다. 역시 이벤트에 빠질 수없는 것이 우승 상금이다. 최 감독은 과감하게 개인 주머니를 열어 1000달러를 전달하기로 했다. 한달간 연습을 한 뒤 장기자랑은 2차 해외전지훈련지인 중국에서 펼칠 예정이다.
장기자랑에 대한 발상은 2000년부터 12년간 프로팀 감독과 코치를 거치면서 얻은 최 감독만의 노하우다. 최 감독은 "동계훈련은 힘들기때문에 지치고 짜증이 날 때가 많다. 그러나 장기자랑을 통해 선수들이 서로 화합하고 언제나 웃음이 넘쳐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선수들 모두가 적극적이고 열정이 있기 때문에 올시즌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들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은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너도나도 우승 상금에 혈안이 됐다. 발빠르게 조를 짰다. 조 구성은 현재 광주 숙소 각 층별로 구분했다. 지난 10일 첫 미팅을 가진 선수들은 조장도 뽑았다.
장기자랑은 어떤 장르도 상관없다. 평가는 각팀이 3개팀을 평가해 최고의 팀을 선발한다. 색다른 동기부여가 되다보니 하루 세 차례 고된 훈련이 끝난 뒤 선수단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기만 하다.
2조 유종현은 소셜네트워크시스템(SNS)를 통해 "노래자랑 준비 중"이라며 경쟁심을 불러일으켰다. 1조 박정민은 "우리를 웃겨만 준다면 1등을 양보하겠다. 쉽진 않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또 다른 조에선 우아한 하모니가 울려퍼질 듯하다. 합창단이라도 된 듯 소프라노, 알토, 테너 등을 서로 정하며 장기자랑에 들떠있다.
신인 이한샘도 좋은 분위기에 빠른 적응을 보이고 있다. 이한샘은 "뻣뻣한 남자들만 모여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낼 수 있을 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힘든 훈련 뒤에 한바탕 웃음으로 피로를 풀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며 "꼭 1등을 해서 상금을 가져 오겠다"고 승부욕을 보였다.
광주는 오는 20일까지 목포에서 국내 1차 동계훈련을 마친 뒤 23일 중국 곤명과 상해로 이동해 조직력 및 실전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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