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단합해서 내부의 적을 물리쳐야 한다."
13일 안양실내체육관. 오리온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KGC 이상범 감독은 평소보다 오랜 시간 선수단 미팅을 진행했다. 지난 11일 KT전에서 역대 한경기 한팀 최소득점(41점)이라는 불명예 기록은 쓴 탓이었을까. 선수단 미팅을 마친 뒤 만난 이 감독은 무슨 이야기를 했냐는 말에 "다 지나간 일이다. 그냥 현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최근 선수들에 대해 한층 더 알게됐다고 고백했다. 전부터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선수단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해왔지만, 이날은 분위기가 달랐다.
그는 "애들이 어려서 그런지 서로의 마음을 몰라주는 듯 하다. 보이지 않는 시기와 질투가 있더라"라며 "득점을 많이 올리는 화려한 선수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지 않나. 궂은 일 하는 선수들은 또 거기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다. 선수들이 서로를 너무 모른다"고 밝혔다.
곧이어 이 감독은 "시즌 전 선수단이 모여 제대로 회식한번 할 기회도 없었다. 대표팀 갔다와서 한번 한게 전부다. 나조차도 선수들을 다 모른다"며 아쉬워했다.
잠시 생각을 하던 그는 "냉정하게 판단해보니, 성적이 좋아 미디어에서 선수들을 예쁘게 봐주니까 너무 들뜬 것 같다. 사실 양희종 박찬희도 국가대표에 뽑혔지만, 거기선 10~12번째 선수였다. 오세근 말고는 확실한 멤버가 없지 않나"라며 "우리 팀은 그렇게 고른 선수들이 많은 게 장점이다. 하지만 애들이 이런 대접을 처음 받아봐서인지 그걸 못 따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계속해서 선수들의 자세를 지적했다. 그는 "작년에 박찬희나 이정현 같은 선수들이 아무것도 모르다보니 죽기살기로 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맛이 없어졌다. 오히려 뒤로 후퇴했다"고 강조했다. 곧이어 "사실 3라운드까지 5할 승부를 하려고 했던 이유가 그것이다. 들뜬 선수들은 과감히 빼주는 등 길들이기가 필요한데 계속 위로 치고나가니까 그걸 못했다"라며 "나도 이런 변수는 생각치 못했다. 6일 KT전부터는 활기찬 맛도 없어지더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직접적으로 지적하지는 않았다고. 베테랑인 김성철, 은희석에게만 고참으로서 잘못한 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그는 "성철이도 초심을 잃었다는 걸 인정하더라. 성철이가 이런데 밑에 애들은 오죽하겠나"라며 "선수들 스스로 자신을 못 이기고 있다. 우리들끼리 단합해서 내부의 적을 허문다면 승부는 자신있다.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게 우선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양=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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