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제의 중심이었던 LG의 신연봉제, 올해는 어땠을까.
LG가 2012년 연봉협상 대상자 53명과 계약을 마무리했다. 미계약자로 남아있던 서동욱 이동현과 도장을 찍은 것. 지난해 LG 연봉 총액은 협상 마감 당시 기준으로 49억700만원(신인, 외국인선수 제외)이었다. 올해는 43억4000만원 가량으로 줄었다. 9년 연속 4강 진출 실패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무려 5개 포지션을 오가며 단숨에 1군 붙박이 멤버로 도약한 서동욱은 320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수직상승했다. 166%가 오른 금액. 반면 오른손 불펜투수 이동현은 9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된 금액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지난 시즌 기록은 1승1패 2세이브 7홀드에 방어율 6.27로 좋지 못했다.
완화된 신연봉제?
LG는 연봉고과 산출에 있어 타구단과 달리 윈 셰어(Win Shares, WS)라는 지표를 도입했다. 이른바 '신연봉제'다. 기존 내부고과는 50%로 축소하고, WS를 50% 반영한다. WS는 특정 선수가 팀의 몇 승 정도에 기여했는지를 수치화시킨 세이버 매트릭스다.
신연봉제가 도입된 이유는 분명하다. 전체 파이를 두고 선수끼리 나눠갖는 상대평가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연공서열이 파괴됐고, 이는 완벽한 성과주의로 귀결됐다.
도입 첫 해부터 칼바람이 몰아쳤다. 박명환은 연봉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역대 최대 삭감폭을 기록했다. 최대 희생양이었다. 반면 3년차 내야수 오지환은 2400만원에서 1억200만원으로 325%나 올랐다. 협상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올해는 조금 달랐다. 지난해 LG의 뉴에이스로 떠오른 박현준은 43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올랐다. 연봉 상승률은 202%였다. 신인 임찬규는 233%가 올라 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해에 비하면 인상폭은 크지 않았다. 대폭 삭감자가 없는 대신, 연봉 인상 대상자가 많아 선수별로 가져가는 파이가 줄어들게 됐다. 하지만 팀 기여도라는 불분명한 수치를 ±10% 도입한 것은 신연봉제가 다소 완화됐다는 증거다.
또한 에이스로 고독히 마운드를 지키던 봉중근은 구단의 '배려'를 받았다. 왼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으며 WS가 0에 가까웠던 그는 당초 1억원 미만의 연봉이 책정됐지만, 에이스라는 상징성과 그동안 팀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1억5000만원에 합의했다.
선수들 박탈감은 어쩌나?
사실 지난해엔 선수들 사이에 신연봉제에 대한 이해도가 0에 가까운 상태였다. LG는 매월 선수들에게 수치를 제시해가며 이해를 시켰지만, 정작 협상테이블에 앉은 선수들은 생각지도 못한 액수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연봉협상 과정에서 마찰이 심했던 이유다.
올해는 신연봉제를 한차례 겪어서인지 이해도는 높았다. 의욕적으로 뛰는 선수들도 많았다. 이 때문일까. 신연봉제를 다소 완화한 부분이 오히려 선수들에게 박탈감을 주기도 했다. 지난해 오지환의 사례를 보며 대폭 인상을 꿈꿨던 선수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다시 팀이 4강 진출에 실패했다고는 하지만, 개인 기록을 봤을 때는 인상폭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 또한 곳곳에서 신연봉제가 완화 적용된 사례를 보면서 "왜 올해 바꾸나. 작년과 달라져 나만 억울하게 됐다"는 볼멘 소리도 나왔다.
연봉협상은 잠깐이지만, 선수단의 사기는 한 시즌을 간다. 제도는 미비점을 보완해가게 돼 있다. 단점으로 드러난 부분은 고치면 된다. LG 선수들의 내년 연봉협상은 어떨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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