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향한 필수관문, 프로야구 각 팀들의 전지훈련이 한창이다. 보통 1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이어지는 전지훈련 일정 탓에 선수단은 매년 설을 고향이 아닌 미국, 일본 등 타지에서 맞아왔다. 훈련도 중요하지만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맞아 가족들과 떡국 한 그릇도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이 선수들에게는 서글프기만 하다.
하지만 선수단이 잠시라도 그리운 마음을 접어둘 수 있는 이벤트들이 각 구단 캠프에서 개최됐다. 가장 성대한(?) 행사가 개최된 곳은 롯데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사이판이었다. 롯데 선수들은 23일 훈련을 앞두고 코칭스태프에 세배를 드리는 시간을 가졌다. 선수들이 세베를 올리자 양승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멋쩍었는지 맞절을 하는 훈훈한 풍경이 연출됐다. 하지만 훈훈한 장면으로 끝이 난게 아니었다. 롯데의 엔터테이너 홍성흔이 새해 첫날 선수단에 시원한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세배는 투수조와 야수조로 나뉘어 두 차례 실시됐는데 양 감독은 투수조의 세배가 끝난 후 김사율에게 준비한 세뱃돈을 건넸다. 하지만 야수조의 세배가 끝난 후 양 감독이 세뱃돈을 줄 기색을 안보이자 야수조의 맏형 홍성흔이 나서 "우리에게는 왜 세뱃돈을 주시지 않느냐"며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했다. 이를 지켜보던 양 감독도, 선수들도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물론 양 감독이 투수조와 야수조를 차별한 것은 아니었다. 올해 새롭게 주장을 맡은 김사율에게 대표로 세뱃돈을 전달했고 이 세뱃돈은 선수들에게 골고루 돌아갔다는 후문이다. 선수들은 훈련 전 아침 식사로 떡국도 먹을 수 있었다. 숙소 근처 한인 식당에서 선수들을 위해 떡국과 다양한 전을 제공해 선수들의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줬다.
괌에서 훈련 중인 삼성 선수단은 설을 맞아 제기차기 대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대회에서 단연 돋보인 선수는 외야수 박한이. 박한이는 98개를 성공시키며 압도적인 개수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로부터 "제기차기 선수로 전업해라"라는 말까지 들었다. 친정팀으로 컴백한 이승엽도 20개를 차며 선전했지만 박한이의 괴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류중일 감독도 14개를 성공시켜 박수를 받았다.
SK, KIA, 넥센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은 윷놀이로 후끈 달아올랐다. 각 팀의 선수단은 현지 날짜로 23일 훈련을 마친 후 팀을 이뤄 윷놀이를 즐겼다. 특히 거액의 상금이 걸려있어 실제 야구경기 못지 않은 치열한 격전이 펼쳐졌다. SK 캠프가 차려진 플로리다에서는 최 정이 실전경기에서와 같이 윷놀이에서도 해결사로 등극했다.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선수들이 모두 참가해 8팀을 구성, 열띤 예선전을 거쳐 프런트팀과 박정권팀(박정권 정근우 안치용 박재상 최 정 정상호 임 훈 임치영)이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은 경기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최 정이 마지막 찬스에서 '끝내기 모'를 작렬시키며 팀에 우승상금 500달러를 안겼다. 우여곡절 끝에 SK로 돌아온 임 훈은 경기 도중 말을 잘못 놓는 대실수로 역적이 될 뻔했지만 우승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벌어진 KIA의 윷놀이 대회에서는 코칭스태프팀이 관록을 과시하며 선수팀을 누르고 환호했다.
한편 LG, 두산, 한화, NC 선수단도 떡국으로 식사를 하며 2012 시즌 힘찬 출발을 알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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