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후속 코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도 그럴 것이 여전히 '잘 나가는' 코너를 접고 새 코너를 선보여야 하는 방송가에서는 극히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방송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제목부터 포맷, 출연진까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말만 되풀이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1박2일' 후속 코너 준비 과정에서 겪는 이 같은 진통은 이미 예상된 일이다. 이는 곧 현실 안주의 나약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KBS 예능이 갖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자기복제 가능한 킬러 콘텐츠 부족
설 연휴 마지막날인 24일 지상파 방송3사 일일 시청률표(AGB닐슨 제공)를 보면 KBS 2TV의 경우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설특집 '1박2일 베스트'를 3부에 걸쳐 방송했다. 이날 MBC는 설특집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를, SBS는 설날특집 '짝-스타애정촌'을 각각 내보냈다. 경쟁 방송사들이 설을 맞아 특별히 제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과 달리 KBS는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인 '1박2일'을 재탕하는데 그친 셈이다.
MBC와 SBS는 앞서 '나는 트로트가수다'와 '정글의 법칙W' 등 자체 프로그램의 새로운 버전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자기 복제가 가능한 킬러 콘텐츠를 확실히 보유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보였다.
그러나 KBS만은 이번 설 연휴 눈길을 끌만한 특집 프로그램을 내놓지 못했다. 아이유를 비롯한 아이돌 스타들이 출연한 '세자빈 프로젝트-왕실의 부활'이 그나마 화제를 일으킨 정도. 하지만 방송 시기가 공교롭게도 겹쳐 이 또한 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의 인기에 편승하기 위해 급조된 아이템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더욱이 테마와 어울리지 않게 지나친 웃음 코드로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어 설을 맞이해 선보이는 특집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우를 범했다.
언제까지 시즌2에만 열을 올릴 것인가
'1박2일'은 KBS가 놓치기 아까운 콘텐츠다. 이 때문에 방송 사상 초유의 종영 예고라는 결단을 내리고도 이제와서 '시즌2'를 운운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1박2일' 후속 코너를 준비하는 제작진 역시 출연진과 관련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기본 뼈대는 유지한다는 뜻을 밝혔듯 '1박2일'식 포맷을 버리지 않겠다는 의지만큼은 확고해보인다. 그러나 '1박2일'이 한 해 엄청난 광고 수익을 올리는 대표 코너라고 하지만 이미 오래 전 종영을 예고하고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 시청자들에게는 큰 혼란을 안기고 있다.
더욱이 최근 '1박2일'에 출연하고 있는 멤버 일부가 후속 코너에도 합류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그럴 거면 '1박2일'을 굳이 종영할 필요가 있냐"는 볼멘소리들로 요란하다. 이는 기본적으로 KBS가 지나치게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는 데서 비롯된 결과다.
'1박2일'로 인해 일요일 예능에서 장기간 쓴잔을 마셔온 MBC와 SBS는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또 기다림의 미덕으로 '나는 가수다'와 '런닝맨'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안착시켰다. '1박2일'이 비록 대중적인 인기와 안정적인 시청률로 KBS의 살림살이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지만 포맷의 식상함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래다. 그럼에도 사실상 시즌2에 해당하는 후속 코너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은 실망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더욱이 KBS는 이미 선보인 '출발드림팀2'와 '불후의 명곡2', '청춘불패2'에 이어 '도전자' '톱밴드'까지 시즌2를 기획하고 있어 그야말로 시즌2의 홍수 속에 빠져있다. 심지어 '불후의 명곡2'는 '나는 가수다'의 포맷을 따라했다는 불명예까지 떠안으면서 선보인 경우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승부할 수 있는 노하우의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는 요즘이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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