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은 롯데 양승호 감독의 51번째 생일이었다. 20년 동안 선수, 프런트, 코치, 감독으로 생활해온 숙명으로 한순간도 쉼없이 달려온 양 감독이기에 생일을 가족과 오붓하게 보낸 기억이 없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1월 중순부터 해외 전지훈련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야구계에 몸담은 후 단 한 번도 가족들과 생일날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없었다. 지금은 적응이 돼 크게 아쉬운 마음은 없다"며 웃고 말았다. 하지만 양 감독의 말투에서는 아쉬운 마음이 묻어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양 감독의 아쉬운 마음을 털어줄 수 있는 작은 이벤트가 마련됐다. 전지훈련이 한창인 사이판 현장에 있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그리고 프런트까지 모두 나서 양 감독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파티를 열었다. 전지훈련 동안 머무는 호텔에서도 직접 미역을 공수해 미역국을 대접하는 성의를 보였다.
훈련 전 사이판 마리아나 구장 한켠에 커다란 케이크가 준비됐고 양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촛불을 끄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날의 파티의 하이라이트는 선물 전달식. 코칭스태프를 대표해 권두조 수석코치가, 그리고 프런트를 대표해서는 이문한 운영부장이 각각 선물을 전달했다. 각각 명품 구두와 셔츠를 준비했다. 하지만 양 감독의 마음을 가장 기쁘게 한 건 선수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준비한 선물이었다. 주장 김사율이 선수들을 대표해 양 감독에게 선물을 건넸다. 코칭스태프와 겹치는 구두 선물이었지만 양 감독은 "정말 예쁘다. 선수들이 준 선물이 특히 더 마음에 든다"며 자랑에 열을 올렸다.
양 감독은 "훈련을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모두 바쁠텐데 이렇게 내 생일까지 챙겨줘 너무 고마운 마음"이라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밤 양 감독은 코칭스태프들과 따로 식사자리를 마련했다. 26일이 쉬는 날이라 술도 가볍게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한 또 한 번의 생일이었지만 사이판에서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든 양 감독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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