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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안방극장 수목극의 비밀 코드를 아세요?

by 김명은 기자

지난 2009년 5월 안방극장 수목극 경쟁이 활기를 띠지 못해 지상파 방송3사 드라마 관계자들이 속을 태운 적이 있다.

황정민·김아중 주연의 KBS2 '그저 바라 보다가', 권상우와 소녀시대 윤아가 호흡을 맞춘 MBC '신데렐라맨', 흥행메이커 김은숙 작가가 집필을 맡고 차승원·김선아가 주연으로 나선 SBS '시티홀'이 경쟁을 벌였지만 '대박'은 없었다. '시티홀'이 10% 중반대(당시 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나머지 두 작품이 한자리수에서 10% 초반대를 오르내리며 '1중 2약'의 판세를 유지했다. '신데렐라맨' 후속인 이정재·민효린 주연의 '트리플'이 방송될 당시에는 방송3사 수목극 시청률을 모두 합해도 30% 초중반대에 머물렀다. 그 무렵 전체 드라마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이승기·한효주 주연의 '찬란한 유산'의 성적과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당시 드라마 관계자들은 인터넷 다시보기 서비스와 불법 다운로드, 직장인의 주중 생활 패턴 등 원인 분석에 골몰하기도 했다.

사진제공=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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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이 수목극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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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고민은 2010년 새해 드라마 '추노'의 등장으로 단번에 해결됐다.

사극의 역사를 다시 쓴 '추노'는 연초부터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며 수목극 잔혹사를 마감하는 신호탄을 쐈다. 그리고 이후 사극은 안방극장 수목극 흥행의 비장의 카드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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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김탁구', '최고의 사랑' 등 현대물이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지난해 KBS2 '공주의 남자'와 SBS '뿌리 깊은 나무'에 이해 올 들어 MBC '해를 품은 달'까지 마치 방송3사가 서로 바통을 이어 받듯 연이어 사극으로 수목극 흥행에 성공하는 '우연'을 연출했다. 하지만 이를 우연으로 보긴 어렵다. 세 작품 모두 탁월한 기획력과 시대 흐름에 맞춘 색다른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결국 수목극이어서 대박이 난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사극이 수목극으로 편성되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는 공식이 성립되는 셈이다.

스포츠조선DB

후속 수목극은 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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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 덕분에 안방극장 수목극이 어느덧 격전지로 탈바꿈했다. 오는 3월 방송3사 수목극 라인업 또한 화려하다. KBS에서는 '태양의 여자' 김인영 작가가 집필하는 '적도의 남자'를, MBC는 이승기와 하지원이 연기 호흡을 맞추고 '다모'의 이재규 PD가 연출을 맡은 '더킹'을, SBS는 아이돌 스타에서 배우로 거듭난 박유천이 주인공으로 나서는 '옥탑방 왕세자'를 각각 선보이며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승부를 펼치게 된다.

이들 수목극에도 공통점이 있다. 바로 남자가 주인공이라는 것. '적도의 남자'는 뜨거운 욕망을 가진 두 남자 김선우와 이장일의 이야기를 그린다. '더킹'은 정략 결혼한 남북 최고 가문의 남녀가 서로에 대한 편견과 세상의 불신, 방해를 딛고 사랑을 키워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남자주인공 '더킹'의 활약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옥탑방 왕세자'는 조선시대 왕세자가 세자빈을 잃고 3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신하들과 함께 21세기의 서울로 날라와 전생에 못다한 사랑을 이룬다는 판타지 로맨스를 선보인다. 이 드라마는 다른 작품과 달리 사극과 현대물을 오가는 구성이다. '남자'가 '사극'에 이어 수목극의 숨은 키워드가 될 듯하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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