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를 통해 아역 배우들이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SBS '뿌리깊은 나무'의 송중기가 성인 연기자임에도 아역 분량을 소화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아역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 아역배우들이 초반 극의 흐름을 주도하며 드라마 흥행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더욱 확고해졌다.
이를 바라보는 아역 출신 연기자들의 기분도 남다를 터. 최근 열린 KBS2 드라마스페셜 연작시리즈 '소녀탐정 박해솔'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이민우는 "요즘 아역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나 자신에 대해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이민우는 1981년 드라마 '조선왕조 오백년'을 통해 데뷔한 아역배우 출신이다. 그는 "요즘 아역 배우들은 작품과 캐릭터 분석을 철저히 하고 상대 배우와의 호흡을 맞춰가며 연기하는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다. 성인 연기자들의 연기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아역 때는 연기를 배울만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엔 연기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학원이 늘어났고 본인이 의지만 있다면 인터넷을 포함해 연기를 접할 수 있는 매체 접근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과거에 비해 제작 시스템이 많이 바뀌고 사회적 환경이 달라진 것이 지금의 아역 배우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바탕이 되고 있다고 본다"면서 "과거와 너무 차이가 커 가끔은 인종이 다른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며 웃었다. 그는 "솔직히 제가 어릴 때는 감독님이 웃어라 하면 웃고 울어라 하면 우는 식의 연기를 했을 뿐이다. 지금의 아역들과 비교하면 유치원생과 대학생의 연기와 같은 수준 차이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민우와 함께 '소녀탐정 박해솔'에 출연하는 아역배우 남지현도 "요즘 아역 배우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나는 아역에서 성인 연기로 넘어가는 중간 위치에 놓여 있다보니 고민이 많은 게 사실이다"라고 남다른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할 지부터 고민이 된다. 영극영화과를 염두에 두기도 했지만 요즘 들어선 다른 공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며 "다른 공부를 하게되더라도 연기와 병행하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지현은 드라마 '선덕여왕'과 '자이언트' 등에서 훌륭한 연기를 선보이며 아역 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두 아역 배우 출신 연기자와 함께 작업한 연출자 김상휘 PD는 "'해를 품은 달'에서 여진구와 김유정의 연기가 어떻게 아역들이 하는 연기라고 볼 수 있겠냐"면서 "이미 그들은 성인 남자와 여자가 선보일 수 있는 감정 연기를 보여줬다"며 감탄해 마지 않았다.
한편 남지현, 이민우, 김주영 등이 출연하는 '소녀탐정 박해솔'은 12일 밤 11시 25분에 첫 방송된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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