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악랄한' 캐릭터는 처음이에요. 섬뜩하고 차갑게 보이도록 애쓰고 있습니다.(웃음)"
배우에게 변신은 숙명이다. 뮤지컬배우 강필석이 색다른 캐릭터로 연기변신에 도전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닥터 지바고'의 파샤 역. 여주인공 라라와 결혼하지만 그녀의 충격적인 과거 고백을 듣고 세상에 분노해 혁명가의 길을 걷는 인물이다.
"사랑했던 라라가 귀족에게 농락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부조리한 세상을 뒤집어 깨끗하게 만들려고 하죠. 약간의 결벽증이 있는, 이상주의자입니다. 사랑을 위해 무모하게 달려간다는 점이 돈키호테와 비슷해요."
강필석은 평소 선한 웃음이 매력적인 훈남이다. 지난해 말 공연한 연극 '레드'를 비롯해 과거 출연작인 뮤지컬 '엣지스', '씨왓아이워너씨' 등에서 지성적이고 친근한 캐릭터를 보여줬다. 하지만 파샤는 빨치산 지도자가 되어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다루는 인물이다. 상당한 변신이 필요했다.
"남들을 해코지하는(?) 상상을 많이 했어요. 일단 잔인하게 보여야하니까요.(웃음) 하지만 파샤의 분노는 상실감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그의 아픔을 아울러 전해야합니다. 그게 관건입니다."
뮤지컬배우로 알려졌지만 강필석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이다. 캐릭터의 핵심에 다가가는 깊이있는 연기로 파샤를 되살려내고 있다.
'닥터 지바고'는 당초 지바고에 캐스팅된 주지훈이 개막 직전 성대결절로 하차하고, 조승우가 14일부터 급거 투입되는 등 약간의 조정기를 겪고 있다. "다행히 배우들의 팀워크가 잘 이뤄지고 분위기가 좋아요. 곧 안정을 되찾을 겁니다."
그는 이번 '닥터 지바고'에 원캐스팅으로 출연 중이다. 160회를 혼자서 다 책임져야 한다. 쉽지않은 일이다. 컨디션 유지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얼마전 프로듀서가 중국에서 온 명약이라며 목에 좋다는 시럽을 주셨어요. 노래가 워낙 고음이 많아 극도로 조심하고 있어요."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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