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2 대승. 하지만 LG 김기태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상대가 요코하마 2군이었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LG 역시 타격폼 교정중인 이대형을 제외하곤, 젊은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자리였다.
LG는 13일 오키나와 카데나구장에서 요코하마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1-1 동점이던 9회초 서동욱의 만루홈런을 포함해 대거 7득점하며 승리했다. 첫 경기였던 지난 11일 주니치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당시는 패배에도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이 모두 만족한 자리였다면, 이날은 경기 초반부터 코칭스태프의 표정이 굳어있었다.
1회초 LG는 상대 투수의 난조로 볼넷을 3개나 얻어냈지만, 1점도 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사 1,2루에서 병살타와 견제사가 나왔다. 맥빠지게 출발해서 일까. 좀처럼 득점은 나지 않았다.
지난 경기 후 "쉽게 죽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되든 안되든 나쁜 볼을 커트해내려고 하더라"라며 만족을 표했던 김 감독은 연신 고개를 가로저었다. 찬스에서 초구를 건드렸다 쉽게 아웃당하거나,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지 못하는 경우가 계속 보였다. 쐐기 만루포의 주인공이었던 서동욱 역시 0-1로 뒤진 8회 무사 1,3루 찬스에서 4구만에 삼진을 당했다.
마운드에는 보상선수로 이적한 임정우가 선발등판하며 첫 선을 보였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3회 3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했다. 3이닝 4안타 1실점. 비록 실점이 있었지만 변화구는 물론, 제구력이 좋았다는 평을 받았다. 김 감독은 "임정우 역시 선발진 후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기대만큼 던져줘 고맙다는 말도 덧붙였다. 왼손 불펜투수 양승진도 1이닝 무실점으로 첫 점검을 마쳤고, 주니치전에서 1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던 김기표는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마지막 투수는 한 희였다. 올시즌 필승조로 셋업맨 혹은 마무리로 뛸 전망. 한 희는 1-1 동점이 된 8회 마운드에 올랐다. 삼진 1개 포함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마쳤다. 문제는 9회였다. 7점차로 앞서자 8회 같은 공이 나오지 않았다. 첫 타자에게 6구만에 중전 안타를 내줬고, 이후 투스트라이크를 잡고서도 볼만 4개를 연달아 던져 볼넷을 허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희는 경기 중은 물론, 끝나고도 한동안 차명석 투수코치에게 질책을 받았다. 김 감독 역시 "투수는 저런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야수들이 힘빠지게 하는 것"이라며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한 일이다. 비록 연습경기지만, 끝날 때까지 긴장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14일 오후에는 니혼햄과 경기가 예정돼 있다. 2012신인드래프트서 2라운드에 지명한 좌완 기대주 최성훈이 선발등판한다. LG 선수들이 김 감독을 다시 흡족케 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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