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일단 좀 쉬어"
들소처럼 '전진'만 외치던 KIA 마무리투수 후보 김진우에게 '일단 휴식' 명령이 떨어졌다.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2차 스프링캠프에서 김진우는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않은 채 개인 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 '선수보호'를 위한 선동열 감독의 결단으로 볼 수 있다.
체력과 기술훈련 위주로 치러졌던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와는 달리 KIA는 2차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실전 위주로 훈련을 치르게 된다. 경기를 통해 올 시즌 1군 주전멤버들에 대한 옥석을 가리고, 보완점을 찾는다는 목표다. 그래서 선 감독은 국내팀 및 일본팀과 무려 13차례나 되는 경기 일정을 미리 잡아뒀다. 거의 이틀에 한 번씩 경기를 치르는 셈이다. 3연전도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KIA의 가장 뚜렷한 마무리투수 후보인 김진우는 오키나와 캠프 중반쯤이나 돼야 실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1차 선발대에 포함돼 오키나와에 미리 도착해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는 김진우는 "당분간 경기에는 안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김진우는 "몸에 특별한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다. 조금 피로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김진우는 애리조나에 이어 오키나와 캠프에서도 가능한 한 많은 경기에 투입돼 마무리로서의 역량을 시험하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실전 등판 자제' 명령이 떨어진 것은 그간 김진우가 너무 의욕적으로 훈련에 매진한 것과 관련이 있다. 게다가 애리조나 캠프 후반에 몇 차례 투입한 실전에서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자칫 자신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코칭스태프의 판단 때문으로 여겨진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진우는 누구보다 뜨거운 의욕을 내보였다. "선동열 감독님의 모든 것을 빼았겠다"고 호기롭게 외친 김진우는 그 말을 증명하듯 지난해 11월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부터 피치를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팀 자체선정 '마무리캠프 MVP'에 올랐고, 선 감독으로부터도 "김진우가 정말 열심히 해줬다"라는 칭찬까지 들었다. 이런 기세는 애리조나 캠프에서도 이어졌다. 단체 훈련이 끝난 이후에도 숙소 웨이트훈련장에서 남몰래 개인훈련을 진행했고, 다이어트까지 병행했다. 불펜피칭 시작 시점도 빨랐고, 많은 공을 던지면서 선 감독의 미소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너무나 열심히 훈련에 매달린 후유증이 제법 나타나기 시작했다. 좀처럼 "피곤하다"는 소리를 안 했던 김진우도 한 달 이상 진행된 캠프를 치르며 지쳐간 것이다.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애리조나 캠프 막판, 저조한 실전성적도 한 가지 걸림돌이 됐다. 가장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5일 두산전에서는 1이닝 동안 6안타 2볼넷에 폭투를 5개나 기록하면서 6실점(6자책)하고 말았다. 연습경기라고는 해도 이렇게 크게 무너지면 자신감이 생명인 마무리투수에게는 치명적인 후유증이 나올 수 있다. 선 감독이 '일단 휴식' 명령을 내린 것도 이를 우려해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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