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선에 일대 '격변'이 일어날 조짐이다.
선동열 감독이 원하는 바다. 지난 시즌에 고정됐던 타순에 안주하지 않고, 선수들간의 무한 경쟁을 통해 타선의 응집력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계획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8개 구단 최강의 1번타자인 이용규를 제외하고는 아직 고정된 타순이 없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에서 치른 6차례의 연습경기(2차례 자체 홍백전 포함)과 지난 22일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서 치른 주니치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선 감독은 다양한 '타순 실험'을 펼치고 있다.
'격변'의 진원지는 2번 타순이다. 선동열 감독은 올해 1월 광주구장에서 팀의 첫 합동훈련을 시작하면서 "팀의 득점력 강화를 위해서는 2번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선수를 2번 자리에 넣을 지 스프링캠프를 통해 고민해보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같은 구상은 팀에 '최강의 1번타자' 이용규가 있다는 기본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용규의 출루능력을 중심타선의 득점력 변환시키기 위해서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하는 2번이 많은 일을 해줘야 한다. 그래서 기존 2번타자 김선빈 외에 여러 후보군을 놓고 고민해왔다.
KIA가 22일까지 총 7차례 치른 연습경기에서 실로 다양한 선수들이 2번을 맡았다. 김선빈을 비롯해 신종길과 안치홍 김원섭 윤완주 박기남 황정립 홍재호 등이 최소 2타석 이상씩 2번 자리에 기용됐다. 이렇듯 폭넓은 실험을 통해 '2번 타순'은 일단 김선빈과 신종길의 2파전으로 좁혀지고 있다. 본격적인 실전 타순테스트라고 볼 수 있는 22일 주니치 전에서는 신종길이 주전으로 나와 4타석을 소화했다. 아직 남은 12번의 연습경기를 통해 진정한 '2번 자리'의 주인이 가려질 전망이다.
'격변'의 물결은 중심타선이라고 해도 비껴가지 못한다.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당분간 최희섭이 4번 자리를 맡지 못하게 되면서 3~6번 타순도 어떤 형태로 만들어지게 될 지가 미지수다. 후보군은 안치홍과 나지완 김상현 이범호. 이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가장 파괴력을 낼 수 있는 지가 남은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의 키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22일 주니치전에서는 이범호가 컨디션 조절을 위해 빠지면서 '안치홍-나지완-김원섭-김상현'으로 3~6번이 구성됐다. 나지완은 지난 9일 애리조나에서 치른 넥센전 이후 두 번째로 4번 타자로 나섰는데, 8회 중월 솔로홈런을 날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향후 연습경기에서도 이같은 장타력을 계속 이어간다면 나지완이 4번을 맡게될 가능성이 크다.
하위 타선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백업선수들이 애리조나 캠프를 통해 타격능력을 끌어올린 덕분에 이뤄진 구도다. 타격폼을 수정한 이현곤과 젊은 내야수 홍재호, 신인 윤완주 등이 연습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선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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