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22일 한화의 전지훈련이 펼쳐지고 있던 일본 오키나와 카네다 구장. 말쑥한 차림의 한 일본인이 한화의 훈련장을 방문해 "박찬호를 꼭 만나고 싶다"고 요청했다. 그런데 낯이 익었다. 주인공은 21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섰던 오릭스 소속의 투수 기사누키 히로시였다. 이날은 오릭스 선수단이 오키나와 본섬에서의 연습경기를 마치고 고지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짐을 싸 비행기를 기다려야 할 시간에 기사누키는 왜 한화 연습장을 찾아 박찬호를 만나려 했던 것일까.
두 사람의 인연은 박찬호가 오릭스에 입단한 작년에 시작됐다. 두 사람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캐치볼 파트너가 되며 친분을 쌓았다. 캐치볼 파트너가 된 사연이 재밌었다. 기사누키는 메이저리그 스타인 박찬호의 존재를 당연히 알고 있었다. 여기에 기사누키는 박찬호가 샌디에이고 시절 팀동료였던 오츠카 아키노리와 매우 친했는데 오츠카로부터 박찬호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들어 이전부터 호감을 갖고 있었다. 기사누키는 "박찬호가 오릭스 캠프에 합류한 후 캐치볼 파트너를 찾는다는 소식에 눈치를 보다 부리나케 달려가 파트너가 됐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 시즌 동안 친분을 쌓았다. 특히 기사누키는 박찬호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기사누키는 "정말 성실했고 훈련도 많이했다. 또 자기 관리에도 매우 철저했다. 경기를 할 때 집중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여유를 찾는 등 프로로서 갖춰야 할 모습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사누키는 그런 박찬호가 한화에 입단, 오키나와에 전지훈련을 왔다는 소식을 듣고 어렵게 시간을 냈다. 꼭 얼굴을 보고 인사를 하고 싶다는 뜻에서였다. 오키나와 나하 공항에서 카네다 구장까지는 차로 1시간 정도의 거리였지만 이는 중요치 않았다. 러닝 훈련을 하고 있던 박찬호 역시 어렵게 자신을 찾아와준 기사누키를 본 후 큰 소리로 이름을 외치며 악수를 나눈 후 웃음 속에 이야기꽃을 피웠다.
두 사람의 대화 중 재미있는 내용이 있어 소개한다. 기사누키는 "올해 오릭스는 지난해와 똑같다. 박찬호=이대호, 이승엽=백차승"이라고 박찬호에게 말했다고 한다. 이말인 즉, 쾌활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박찬호와 이대호가 닮았고, 조용하면서 묵묵히 자기일을 하는 이승엽과 백차승이 닮았다는 뜻이었다.
오키나와(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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