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경기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LG 투수 박현준(26)이 결백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경기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같은 팀 김성현(23)이 체포된 28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박현준을 만났다.
박현준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 오후 6시5분쯤이다. 오키나와의 잔파로열호텔을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박현준은 선수단 저녁식사 시간이 되자 식당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이전까지 박현준은 오후 휴식시간이었지만 방 안에 들어가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호텔 별관에 마련된 LG 선수단 전용 식당으로 걸어가던 박현준은 취재진을 발견한 뒤 살짝 미소를 짓고는 이내 표정이 담담해졌다.
총총 걸음으로 이동하는 동안 취재진과 대화를 나눈 박현준은 길게 말하지는 않았다. "예"라는 대답을 세 차례 했을 뿐이다.
먼저 "김성현이 체포됐다는 소식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이어 "언제 알았느냐.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체포소식을 접했느냐"는 질문에도 짤막하게 같은 대답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느끼는 심경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닫았다. 그리고는 끝으로 자신은 여전히 결백하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결백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는데 당초 그 입장에서 변함이 없는 것이냐"는 질문이 떨어지자 곧바로 "예"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후 박현준은 본의 아니게 불미스러운 일로 인터뷰를 요청하게 돼 미안하다는 취재진의 위로를 뒤로 한 채 식당 안으로 사라졌다.
이에 앞서 박현준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된 오전 훈련에 평소와 다름없는 의연한 자세로 훈련에 임했다.
박현준은 러닝으로 몸을 푼 뒤 투수조 수비연습에 참가했다. 아직 불펜피칭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캐치볼로 피칭 감각을 익히는데 주력했다.
김성현의 체포 소식이 알려진 이날 오키나와 잔류 선수단은 경기조작 사건에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담담한 분위기였다.
오후 시간은 휴식이었기 때문에 일부 선수들은 스포츠 용품을 구입하러 외출을 나가기도 했다. 저녁식사를 위해 이동하는 다른 선수들의 표정에서도 침통함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편, 프로야구 경기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지검은 이날 "LG 투수 A씨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검찰은 "피의 사실에 대해 공표하지 않는다. 피의 사실과 실명은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체포된 선수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김성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김성현과 같은 혐의로 이름이 오른 박현준의 소환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프로야구 경기조작 파문은 프로배구 사건을 수사하면서 시작됐다. 제주도 출신 브로커 강모씨(29·구속)가 프로배구 의혹으로 검거돼 조사를 받던 중 프로야구에서 '1회 볼넷'을 두고 LG 김성현과 박현준이 경기를 조작했다고 증언했다. 강씨와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으로 구속돼 수감중인 또다른 브로커 김모씨(25)의 진술에 따라 수사가 본격화됐다.
수사는 선수와 직접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한 김씨를 통해 급진전됐다. 김씨는 조사 과정에서 경기조작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선수에게 이를 제안한 뒤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밝혔다.
경기조작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성현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현이 전격 체포되면서 함께 의혹을 사고 있는 박현준의 소환 역시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현은 구단에 협조요청 없이 전격적으로 체포가 이뤄졌다. 하지만 박현준은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참가중이기에 조기귀국을 요청하거나, 귀국 시점인 다음달 10일 이후에 소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소환 시점을 명확히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하지만 프로야구 경기조작 수사 결과를 3월 중순에 중간 또는 최종 발표할 것으로 밝히면서 신속한 수사 의지를 내비쳤다.
오키나와(일본)=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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