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수원 삼성은 최근 브라질 용병 때문에 웃은 기억이 없다.
윤성효 감독이 수원 지휘봉을 잡은 2010년 이후 마르시오(9경기 무득점), 호세모따(19경기 7골), 주닝요(11경기 3골), 헤이날도(4경기 0골) 디에고(4경기 무득점), 마르셀(11경기 3골), 베르손(7경기 무득점) 등 총 7명의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가 수원을 거쳐갔다. 그러나 이들 중 1년 이상 버틴 선수는 단 1명도 없었다. 팀-리그 적응 실패, 부상 등 갖가지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전반기에 야심차게 영입을 하고 후반기에 교체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라이벌 FC서울(아디)과 K-리그 우승 경쟁상대 전북 현대(루이스 에닝요) 등 '브라질 용병 효과'에 활짝 웃은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수원은 말 그대로 '브라질 용병들의 무덤'이었다.
윤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또 한 번의 브라질 용병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드필더 에벨톤 카르도소 다 실바(24·이하 에벨톤C)를 임대 영입했다. 1m73의 단신이지만 감각적인 패스와 움직임이 장점으로 꼽히는 선수라는게 수원의 설명. 브리질1부 플라멩구와 멕시코리그 티그레스 등을 거쳤다. 티그레스 이적 당시에는 멕시코리그 사상 세 번째로 높은 이적료를 받고 이적하기도 했단다. 에벨톤C는 "수원에서 가장 화려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윤 감독도 "부임 후 1년6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돌아보니, 그동안 가장 큰 문제점은 용병 싸움에서 밀렸던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에벨톤C가 얼만큼 빨리 리그에 적응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괌 동계 전지훈련 당시만 해도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였다. 브라질과 멕시코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강도 높은 K-리그식 체력훈련을 따라오지 못했다. 탈진해 구토를 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를 물고 버텼다. 동료들의 응원도 힘이 됐다. 그렇게 에벨톤C는 팀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결국 무덤에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났다. 에벨톤C는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2년 K-리그 개막전에서 전반 41분 이용래의 코너킥을 왼발 결승골로 연결하며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빠른 스피드와 탁월한 개인기로 부산 수비진을 휘저었다. 윤 감독은 "오늘 경기 모습을 보니 에벨톤에게 기대를 해 봐도 좋을 듯 하다"고 웃었다. 결승골을 도운 이용래도 "(에벨톤은) 작지만 스피드가 빠르고 드리블이 좋은 선수다. 동료들과 유기적인 플레이 하는 선수"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깨가 으쓱할 만도 했지만, 에벨톤은 겸손했다. "K-리그 첫 경기가 어려움이 예상됐는데 팀이 승리하고 골까지 넣어 기쁘다"면서 "골 보다는 동료를 돕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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