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의 결방 소식에 방송가가 날벼락을 맞았다. 시청률 40%대를 기록한 '국민드라마'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할 정도로 파장이 크다.
마지막 2회 방송만을 남겨둔 '해품달'은 연출자인 김도훈 PD와 현장 제작진이 6일부로 MBC 노조의 총파업에 동참하기로 결정하면서 끝내 결방 사태를 맞았다. MBC는 7일과 8일 '해품달' 방송 시간에 그간의 하이라이트를 편집한 스페셜 편을 대체 편성하는 등 부랴부랴 땜질을 했다.
이같은 상황에 KBS와 SBS도 직격탄을 맞았다. 신작 수목극 편성 전략이 꼬여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1월 4일 지상파 3사가 동시에 수목극을 시작했지만 '해품달'이 초반부터 워낙 독보적이었던 터라 다른 드라마들은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한자릿수 시청률을 멤돌았다. 몇 배나 차이 나는 시청률을 뒤집을 방법은 오직 '해품달'의 종영뿐. 한때 '해품달' 연장설이 나오자 KBS와 SBS가 한숨 지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래서 두 방송사는 '해품달'의 종영 이후 또 한번의 수목극 대전을 준비하며 반전의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KBS는 16부작 '난폭한 로맨스' 종영 이후 드라마스페셜 연작시리즈로 준비했던 4부작 '보통의 연애'를 수목극 시간에 편성해 20부작 '해품달'과 종영을 맞췄다. SBS도 5일 '옥탑방 왕세자' 제작발표회를 갖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해품달'의 종영 시기를 알 수 없게 되면서 이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해품달'을 피하려던 KBS2 '적도의 남자'는 첫 방송 시기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예정대로 14일 첫 방송을 내보낼 수도 있지만, 상황을 봐서 14일과 15일에 대체 편성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해품달'과 '적도의 남자'를 모두 제작한 팬엔터테인먼트는 더 울상이다. 두 드라마의 끝과 시작의 아귀를 맞춰 '갈아타기'를 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게 됐기 때문이다.
SBS도 MBC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선은 '부탁해요 캡틴' 종영 후 14일과 15일에는 특집 단막극 '가족사진'을 편성해 '옥탑방 왕세자'에게 시간을 벌어줬다. 그러나 '해품달'의 결방이 길어지면 '옥탑방 왕세자'의 방송을 더는 미룰 수 없어 걱정이 크다.
후속작만 놓고 보면 역설적이게도 당사자인 MBC가 차라리 상황은 낫다. '해품달' 후속 '더킹 투하츠'는 외주제작이고 연출자 이재규 PD도 외부인력이라 파업의 직격탄을 피할 수 있는 데다, 첫 방송이 언제가 되든 '해품달'의 여세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8일로 예정된 제작발표회도 예정대로 진행된다.
'해품달' 결방의 파장은 방송가를 넘어 광고계 등으로 연쇄작용을 일으킬 조짐도 보이고 있다. '해품달'로 한껏 주가가 올라간 배우들이 '해품달' 종영에 맞춰 광고와 화보 촬영 등의 스케줄을 빡빡하게 잡아 놓았기 때문이다. 7일 현재 김도훈 PD와 일부 제작진이 한시적으로 촬영장에 복귀해 중요 장면들을 촬영하고 있다지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장 사정이 여의치는 않은 편이다. '해품달' 촬영 일정이 뒤로 밀리게 되면 배우들의 스케줄도 연쇄적으로 조정될 수밖에 없다. '해품달'에 출연 중인 한 배우 측 관계자는 "드라마 진행 상황을 체크하면서 이후의 스케줄도 조율해야 할 것 같다. 아직까지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서 제작진의 통보만 기다리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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